Artist Interview
생애 첫 산행은 아버지와의 기억입니다.첫 기억으로부터 20여년, 수많은 산행이 있었지만단 한번도 같은 풍경인 적은 없었습니다. 산은 때로는 나를 품어주듯 따듯했고, 때로는 그 무심함에 서늘하기도 했습니다. 산은 아버지와 했던 농담을떠오르게 해주기도 하고, 남 몰래 제 잘못을 용서하기도 했으며, 앞으로나아갈 길을 다짐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산에 갈까?” 다음휴일에는 다시 아버지와 함께 산에 가볼까 합니다.
본인의 작업은 산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 경험과 사고를 반영한다. 산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의 조합을 통해 ‘종이’라는 한정된, 하지만 확장된 공간 내에서 요소들을 변형하고, 배치하고, 재단하고, 또 구성해 나가면서 본인만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간다.
-작가노트 중
유년시절부터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했던 산의 축적된 경험이 대학교 동양화과에서 주요하게 다루게 된 산수화 장르속에 녹아 들면서 표현의 사고를 확장시킨 것 같다. 학부시절부터 계속 산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였는데이때에는 주로 수묵을 사용하여 표현하였다면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색을 입힌 산수를 그려나가게 되었다.
어머니께서 그림을 그리시는데 쉽게 지나치는 주변환경에 대해서 세밀하게 보는 시각훈련을 시켜주셨다. 미적 환경에 있을 때 단순한 노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질문을 통하여 계절,기후에 따른 색의 변화, 크기의 다양성, 미적인가치 등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해주셨다. 지금도 볼거리가 많은 환경에 가면 다양한 개체들을 섬세하게시각적으로 이야기해나가는 법을 가르쳐주신다. 어머니께서는 아직도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데 가장 큰 조력자이시다.
자연에는 수많은 색들이 있다. 자연의 색들중 한번에 나오는 색들은 없다. 우리 주변 동식물만 봐도 본질의 색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놓여지는 장소에 따라 다 다름을 알 수 있다. 본인 역시 한번에 색을 내기 보다는 수십 번의 붓질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색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간의 축적을 통해서 표현되는 색상은 오묘하고도 아름답다. 이를 위해서 종이 앞면에만 색상을 올리는 것이 아닌 뒷면에도 물감을 쌓아 올려 앞면으로 우러나오게 하는 채색기법인 배채법을 활용한다.
인두 작업으로 뚫린 무수한 구멍들을 색을 입힌 배접지로 작업을 하는 것은 색감을 보다 선명하게 하고 그 아름다움을 증폭시키기 위해서이다. 배접지에 색을 입힐 때에는 뚫린 종이색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오랫동안 고민을하게 된다. 패턴은 그려진 형상을 보고 어울릴만한, 혹은 하고 싶은, 즉,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획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라 특별한 의미부여는 하지 않는다.
모든 시리즈는 하나하나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가장 애착을 가진 시리즈를 고르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그렇지만 2009년 뉴욕에서 ‘mountain series’라는 주제로 행한 개인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때 주로 100호이상의 대형작품으로 진행하였는데 재료적인 한계 때문에 한국에서 종이와 안료를 공수해오고 홀로 배접하면서 좌충우돌하였다. 지금은 아련한 추억이 되었지만.하하.
개인전이라는 것은 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데 타국에서 한국화로 그림을 선보인다는 것은 그 이상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보면 그때의 작품이 설익기는 하였지만 소외된 나이 어린 싱글 동양인 여성으로 주제이상만큼 고민한 전시 아니었을까 싶다. 이 경험이 다음 전시를 위한 기폭제의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본인이 만들어낸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관람자들과 소통하는 '그 순간'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고 생각하기에, 작업에 임할 때마다 본인의 작업들이 그들의 기억 저편에 존재하길 바라고, 또 하나의 그들만의 에피소드로 생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작가노트 중
mountain narrative 8, 67x54, 장지에 채색, 2015 mountain narrative 9, 67x54, 장지에 채색, 2015
예전에는 산을 오르면 정상까지 갔는데 요즘은 가고 싶은 곳 정도에서만 머무른다. 높고 거대하고 멋진 산보다는 집 앞 낮은 산에 종종 가볍게 산책 가서 색의 변화를 보고 새소리를 듣고 흙 냄새, 비 냄새, 솔 냄새를 맡는다. 산은 흥미로운 곳임은 분명하다. 이렇게 낮은 산에서도 갈 때마다 다른 자연의 숨소리를 느낀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다. 어떻게 보면 이전에는 산의 거대하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현재는 산속에서의 잔잔한 얘깃거리를 찾는다.
현재 라이트를 이용한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2011년도에 처음 전시에서 진행해보았는데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작품화 해보고자 한다.
김민경 작가님의 작품은 '서촌 Cafe de Belle Ville'에서 3월 17일 목요일부터 4월 13일 수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Mountain-a seeing spot 15, 35x50, 장지에 채색, 2012 / 1,500,000원
Mountain element 7, 45x60, 장지에 채색, 2013 / 2,000,000원
(좌) Mountain narrative 16, 45x37, 장지에 채색, 2015 / 1,500,000원
(우) Mountain element 6 95x62, 장지에 채색, 2013 / 2,500,000원
(좌)Mountain narrative 8, 67x54, 장지에 채색, 2015 / 2,000,000원
(우)Mountain narrative 9, 67x54, 장지에 채색, 2015 / 2,000,000원
Mountain narrative 12, 87x125, 장지에 채색, 2015 / 4,50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