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저것 좀 봐요." 그녀는 속삭이고 나서 조금 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저 분홍빛 구름을 하나 가져다가 그 위에 당신을 태우고 이리저리 밀고 싶어요."
/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 中
제가 보기에는 사람들 모두 행복하기 원하지만, 정작 자신이 현재 행복한지에 대해서는 잊은 채 현실을 사느라 바쁜 것 같습니다. 시리즈로 이어지는 중인 제 대표작 ‘Are You Happy?’는 그런 현대인들에게 과연 당신은 지금 행복하세요? 하고 대놓고 물어보고 있습니다. 이 질문을 던지면, 의외로 다들 많이 멈칫하게 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경험상, ‘자신이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 ‘과연 내가 지금 행복한가?’ 혹은, ‘지금은 아니지만 미래에 행복하게 살기 위해 참고 노력하는 중이다.’ 등의 대답이 많았고, 현재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이 질문은 흔하게 나누지 않는 질문이기 때문에 제가 작품으로 다루어서 현재 자신의 행복 여부에 대해 최소한 ‘생각’이라고 해 보게 하기 위한, 그러니까 행복해 지기 위한 점검용으로 만든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대면하면, 자신의 행복 여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자가진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으로 ‘결국 행복하도록 독려하는 것’ 쯤이랄까요? 그런 의미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고, 이 작업의 시초는 제가 36화로 종결지은 ‘클럽쥐(Club G)’라는 제 만화(웹툰: 네이버에 연재했으나 ‘도전’에 그쳤습니다만…) 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 입니다.
이 만화는 제가 대학 졸업 직전부터 전업작가 생활을 시작하기 전 직장인으로8년간 지내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전체적인 줄거리입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클럽쥐’라는 새로생긴 레스토랑에서 외롭게 혼자 고군분투하는 30~40대 현재를 사는 도시인들 4명이 서로 모르던 상태에서 친해지게 되고 외로움을 극복하는 이야기 쯤으로 볼 수 있습니다. ‘클럽쥐’라는 것은 레스토랑 이름이기도 하면서, 행복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행복감을 찾아주는 존재 정도로 정의할 수 있으며, 작품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은 만화 속 장면이 그대로 재현되거나, 만화 주인공들이 묘사된 것들이 주를 이룹니다.
클럽쥐 : http://comic.naver.com/challenge/detail.nhn?&
가장 중요한 행복감을 회복/자각/진단 하게끔 독려하는 ‘Are You Happy?’라는 작품을 같은 포즈, 다른 배경으로 6가지 스타일로 구성하였고, 나머지 작은 소품들(Love, City, 좋은 오후) 역시 ‘행복’을 장식하는 것들입니다. 특별히 장소가 ‘카페’이기 때문에, 조명이나 조건을 작품에 최적화하여 맞추기 어려우므로, 주제가 확실히 드러날 수 있도록 대표작 시리즈를 무려 6개까지 구성하였고, 식사나 간식을 즐기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느낌의 소품을 곁들였습니다. 계절도 봄이고 날이 밝기 때문에, 화사한 색감의 작품들 위주로 구성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이 역시 작업의 뿌리가 된 ‘클럽쥐’ 만화에서 주인공들이 혼란에 빠지거나 내용에 환기가 필요할 때마다 등장한 이름모를 클럽쥐 레스토랑 주인이 정중한 자세로 손을 모으고, ‘행복하십니까?’하고 묻는 장면을 그대로 작품화 시킨 것입니다. 만화에서 나오는 장면과 자세 그대로 옮겨온 상태에서 복장이나 배경을 달리하여 시리즈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얼굴을 볼 수 없는 장면이라 누군지 유추하기 어렵고,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내게 질문을 던지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늘 만나고 나에 대해서 잘 아는 이가 아닌 모르는 이의 질문이기 때문에 어떤 감정이나 편견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 질문을 받은 주인공들 역시 순간 자신의 감정, 생각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정중하게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서서 던지는 모르는 이의 질문이기 때문에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낸 장면입니다. 복장이 다르게 묘사되어 있는 것은 시리즈물로 만들어내려는 제 욕심도 있고, 너무 무겁고 진지하지 않게 다가가기 위한 장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Fashion, 옷차림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자연에서도 두루두루 영향을 받습니다. 조용할 때, 물놀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물과 관련된 바다, 강, 호수 등지에서도.. 그런 영향력들이 섞이고 변형되면서 매일 매일의 종이나 캔버스에 옮겨지곤 합니다.
가족이 소중하다고 하여,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겐 가족이 행복, 그 자체가 될 수 있지만, 어떤 이에겐 가족이 없거나 혹은 원수라든지 해서 그에게는 ‘특정 장소’가 행복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 사람마다 주관적인 ‘복됨’, ‘좋음’이 있기 때문에 그런 ‘모든 장소나 시간, 사람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행복이 되는 무언가’를 표현해줄 단어를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만들어낸 것이 ‘장소, 사람을 모두 포용하는 ‘Club(클럽): 사람의 집단을 뜻하기도 하고, 가무를 즐기는 장소를 뜻하기도 하여 선택한 낱말’과 ‘좋다.’는 뜻을 함축한 ‘Good’의 ‘G’를 합쳐 Club G(클럽쥐)입니다. 행복에 대한 주관적인 각자의 기준, 그에 대해 내가 정의할 수 있는 신조어가 이것입니다.
올해로 전업작가 6년차인데, 솔직히 올해가 가장 힘들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면서돈도 벌어서 좋다,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해 왔는데 올해가 시작된지 얼마 안되긴 했지만, 적어도 올해 현재까지는 너무 일이 안풀려 힘든 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행복을 그리는 작가이므로 늘 감사하려고 합니다. 억지로는 아니지만, 감사함을 소심하게나마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게 누군가 먼저 기회를만들어주거나 다가와주거나 하는 것들, 작게라도 도움을 받았거나 하면 감사하다고 말하고 표현합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 행복을 일깨워주는 것 같네요.
평소에는 펜으로 스케치 등을 하지만, 그게 꼭 캔버스로 옮겨지지는 않습니다. 캔버스나 종이에 작업을 할 때는 밑그림없이 즉흥적으로 할 때가 많고, 하면서도 바꿔가며 완성이 되는 편입니다. 현재는 아크릴로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어떨지 고민도 하는 중입니다.
대표작이 Are You Happy이다보니 이걸 옆에서 장식하게 하는 요소로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잭슨 5 중에서 마이클 잭슨이 Are You Happy라 가정하면, 그를 돋보이게 하는 나머지 4명의 멤버가 다른 작업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들이 굳이 다른 게 아니고, 모두 모여 ‘잭슨’이 듯이 제 다른 작품들 역시 결국 얘기하는 바는 ‘행복’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서퍼(Surfer /Acrylic on Canvas / 60 x 91cm / 2011)라는 작품이 제겐 유독 소중합니다. 웹툰 클럽쥐에서 4명의 주인공 중, 서퍼로 나오는 남자의 다리와 서핑보드, 바다를 한 장면에 그려낸작품인데 소품이 아님에도 고민없이 술술 약 3시간 안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보통 작업할 때 엄청 고민하는데 이건 유독 안그랬습니다.
제가 작품을 해오면서 가장 수월하게 가장 막힘없이 정말 서퍼가 날 좋을 때 최고의 파도를 만나 서핑을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느낌으로 기분좋게 작업을 했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아무래도 전업작가로 살다보니 현실적인 고민이 제일 큽니다. 직장인일 때는 직장일과 작품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전업작가가 되었는데, 전업작가가 되니 이윤창출이 안되면 이 생활을 연장할 수 없음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작가면서 영업, 마케팅 등을 해야 하고, 24시간을 누구의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율성에 의해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무조건 옳은 것도, 무조건 그른 것도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니 늘 모든 것의 ‘균형’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기쁜 순간은 작품이 인정받을 때, 즉 많이 팔려서 ‘아 이걸로 비젼이 있겠구나.’ 하고 느낄 때 입니다.
그건 저도 궁금합니다. 어떤작가들은 작품 전에 밑그림이나 스케치를 꽤 구체적으로 계획적으로 하는 반면, 제 경우는 굉장히 즉흥적이기때문입니다. 처음 의도한 대로 작품을 하기 보다는 하면서 자꾸 바뀌고,고쳐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희영 작가님의 작품은 가로수길 'Able'에서 4월 7일 목요일부터 4월 28일 목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