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77. 고독한 비평가

13. 마이너카드 Swords, Queen of Swords

by 김슈기

77. 고독한 비평가


keyword :

성공한, 리더십이 있는, 자존심이 강한, 남성성이 강한, 독보적인, 능력이 있는, 고독한. 이혼녀,

논리적인, 철두철미한, 완벽주의, 냉정한, 빈틈없는, 확실한, 비판적인


나는 왠지 모르게 비평가들의 이미지는

고독하고 독보적이며 냉정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한다.

한 작품을 '비평'해서 그런 건지

냉철하고 논리적이며

철두철미할 것 같다.

그런 비평가들이

내 작품을 비평한다고 하면

조금은 무서울 것도 같다.


냉철하게 나의 글을 보는 법이

아직은 미숙해서 그런지

냉철한 말을 들으면

내 글이 아닌 나에 대한 빈틈이 보이는 느낌마저 든다.

완벽하고 싶지만,

완벽할 수 없는 나의

빈틈 구멍들을 쏙쏙 집어내

나의 민낯을 보일 것만 같다.

종종 비평가들에게 평가받는 사람들은

그런 단두대에 올라간 기분이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누군가에게 평가받는다는 건

나의 최고를 내놔야 하는 것이고,

최고에서 최선의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된

결과적 판단만이 냉철하게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비평가들도 전문가의 소양으로

냉철하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생각으로

평가를 내리겠지만,

그 고독함 속에 어쩌면

인간미의 빈틈이 있지 않을까


빈틈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고독한 비평가도 사람인데


고독한 사람도 사람인데

아무리 완벽하고 철두철미하고 얼음 같아도

어딘가는 사람 냄새가 날 것이라

굳게 굳게 믿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76. 용감하게 나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