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며, 감기는
페달 밟으면 바퀴에
땅이 동그랗게 그대로 감겨오네
땅만이 아니라
땅을 딪고 선
집이며 꽃이며 실개천에 빠진 하늘
울퉁불퉁 동그란 표면에 모두
투명하게
스며들어와
바퀴는 달을 닮았네
푸르게 별 뿌리며
올려다보는 눈에 둥근 눌물을 주듯
자잘 같은 고단도
꽃잎이 날아다니며 새긴 길도
감아 올려 껴안네
감긴다는 것은 빼앗김이 아니라 고마운 허락이지
어스름 노을 한자락이 천천히
별에게 자신을 내어주듯
둥그렇지 않다고 감을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발을 구르는 시간만큼
물레방아 세차게 돌며 맑게 곡식을 찧듯
기꺼이 감겨야 하지
뾰족한 못도 녹이는 뜨거움이어야 하지
바퀴가 나를 동그랗게 감으며 서서히
달빛 속으로 굴러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