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덤터기
출처 : 우리말 어휘력 사전/ 2022년 발행
네이버 국어사전
내용참조 : 표준국어대사전 /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바가지요금이나 물건값이 실제 가격보다 훨씬 더 비쌈.
덤터기 남에게 넘겨씌우거나 남에게서 넘겨받은 허물이나 걱정거리.
버스 기사에게 사고의 책임을 덤터기 씌우려던 오토바이 운전자의 막된 언동을 잊을 수 없다. 목격자로서 경찰관에게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았다면, 선량한 노동자가 억울한 살생부에 오르는 비극이 일어났을 것이다.
시간 봉사로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길, 마트에서 산 식재료가 평소보다 비싸면 혹시 바가지를 쓴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육개장을 끓일 정성을 생각하며 불쾌한 마음을 시원한 시냇물에 씻어 보낸다.
누군가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결점을 숨기기에 급급하다. 그런 이들은 우리 사회의 요시찰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며, 정직한 행실만이 결국 가장 완벽한 삶의 정리수납임을 깨닫는다.
물건 값을 좀 더 주는 바가지는 돈으로 메울 수 있지만, 타인에게 허물을 씌우는 덤터기는 누군가의 인생을 곤죽으로 만든다. 51세의 나는 이제 손해 보는 바가지에는 너그러워지되, 거짓된 덤터기 앞에서는 따봉 같은 정의감을 잃지 않으려 한다.
8시간 봉사로 파김치가 된 날, 기운 차리려 육개장 재료를 사러 갔다가 바가지를 썼다. 상인의 막된 상술에 속상했지만, 펄펄 끓는 국물에 서운함도 함께 삶아 넘기기로 했다.
덤으로 주는 줄 알았던 떨이 채소들이 사실은 무른 것들이었다니. 선의를 베푸는 척하며 내 장바구니에 덤터기를 씌운 상인의 행실이 못내 아쉽다. 내 마음의 요시찰 대상 명단에 그 가게 이름을 적어 넣어야겠다.
재래시장의 흥정은 맑은 시냇물처럼 흐르다가도, 가끔 바가지라는 돌부리에 걸려 멈칫한다. 물건의 결점을 숨기고 비싸게 파는 행위는, 신뢰라는 이름의 수납함을 엉망으로 만드는 일이다.
설렁탕 거리 사러 갔다가 말솜씨 좋은 주인장에게 홀려 예상치 못한 지출을 했다. 시장 분위기에 곤드레만드레 취해버린 내 탓일까. 덤터기를 쓴 것 같아 속은 쓰리지만, 봉투 가득 담긴 묵직한 뼈 무게에 다시금 따봉 같은 위안을 얻는다.
시장에서 쓴 바가지는 몇 천 원의 손해지만, 사람에게 쓴 덤터기는 평생의 블랙리스트가 된다. 51세의 나는 이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상술보다는, 채개장처럼 맑고 정직한 거래가 오가는 세상을 글로 수납하고 싶다.
서울의 어느 전통시장, 기대하며 주문한 아바이 순대 1인분은 고작 9알이었다. 한 알에 천 원꼴인 셈이니, 이것이야말로 대낮에 마주한 바가지가 아니고 무엇이랴. 손님의 기대를 저버린 상인의 막 된 행실에 시장 특유의 정겨움은 시냇물에 씻기듯 사라졌다.
접시 위 휑한 공간을 보며 따지고 싶은 언동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나는 그저 묵묵히 순대를 씹었다. 양 조절에 실패한 주인장의 마음의 결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식탁. 육개장 솥단지를 4박 5일간 비워내던 우리 가족의 넉넉한 인심이 그 순간 유난히 그리웠다.
그 식당은 내 마음속 요시찰 대상이자 영원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51세의 나이에 겪은 이 소소한 덤터기는, 진실을 왜곡하려던 미사역의 오토바이 운전자만큼이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순대 9알에 9천 원이라니, 명백한 바가지였다. 조심스레 건넨 나의 항의에 상인은 '땅 파서 장사하냐'는 거친 언동으로 맞섰다. 시장 특유의 넉넉한 인심은 간데없고, 메마른 개천바닥 같은 불친절만 가득했다.
물가 상승이라는 핑계로 손님에게 비싼 가격을 덤터기 씌우는 그 행실이 못내 씁쓸했다. 따져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소란을 피워 내 마음의 결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 묵묵히 9천 원을 내어주었다.
그날 이후 그 시장은 내 인생의 영원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4박 5일간 온 가족이 나눠 먹던 육개장의 넉넉함은 그곳에 없었다. 나는 그 불쾌한 기억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듯 깨끗이 정리수납해 버리고, 다시는 그 길로 발을 들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