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수납하는 우리말 사전 13

가게, 상점, 만물상, 구멍가게

by 이지애 마리아

출처 : 우리말 어휘력 사전 / 2022년 발행


네이버 국어사전


내용 참조 : 표준국어대사전 /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가게 작은 규모로 물건을 파는 집.


길거리에 임시로 물건을 벌여 놓고 파는 곳.


상점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물건을 파는 곳.


만물상 일상생활에 필요한 온갖 물건을 파는 장사. 또는 그런 장수.


일상생활에 필요한 온갖 물건을 파는 가게.


구멍가게 조그맣게 물건을 차려놓고 파는 집.


봉사 활동 마치고 돌아오는 길, 단골 가게에서 설렁탕 거리 사들고 올 때의 발걸음은 늘 가볍다.


서울의 그 순대 상점에서의 기억은 블랙리스트에 올렸지만, 정직하게 장사하는 동네 상점들은 늘 따봉이다.


작가님의 정리수납 바구니 속은 마치 없는 게 없는 만물상 같다. 엉망이던 공간도 작가님의 손길만 닿으면 질서 정연한 보물창고가 된다.


초등학생 시절, 탐구생활 숙제를 마치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구멍가게에서 사 먹던 아이스크림은 세상 어떤 산해진미보다 달콤했다.


외가댁 앞 시냇물에서 가재 잡고 놀다 지치면, 동네 어귀 작은 구멍가게로 달려가곤 했다. 젖은 신발 한 짝을 질질 끌면서도 손에 쥔 사탕 하나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친가 고모님 댁 뒷산은 나에게 거대한 만물상이었다. 장수풍뎅이, 사마귀, 메뚜기가 보물처럼 숨어 있었고, 나는 스케치북을 들고 그들의 행실을 하나하나 기록하는 탐험가가 되었다.


해 질 녘 개울가에 반짝이는 윤슬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을 가게에서 새어 나오던 따뜻한 불빛은 4박 5일 먹을 육개장 냄새만큼이나 포근한 위로였다.


동네 채소가게의 싱싱한 오이와 대파는 탐나지만,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그 집만의 규칙은 늘 내 마음을 그로기 상태로 만든다. 디지털 시대에 홀로 멈춰 선 그곳은 내 삶의 정리수납 리스트에서 자꾸만 뒤로 밀려난다.


현금 결제만 고집하는 것이 상인의 권리일지 모르나, 손님의 편의를 외면하는 것은 서비스의 치명적인 결점이다. 서울 시장에서 겪은 순대 9알의 바가지만큼이나, 결제 수단을 강요받는 이 상황도 내심 불쾌한 덤터기처럼 느껴진다.


어린 시절 외가댁 구멍가게에서는 외상도 눈감아주던 정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의 채소가게는 맑은 시냇물 같은 정 대신, 딱딱한 지폐의 질감만 강조한다. 가끔은 그 불통의 언동비난조의 속마음이 튀어나오려 한다.


동네 어귀의 그 채소가게는 시간이 멈춘 듯하다. 카드기는커녕 수기 영수증 한 장 건네지 않는 그곳은, 투명한 기록을 중시하는 나에게 거대한 결점이 가득한 공간으로 다가온다.


온갖 신선한 채소가 쌓인 만물상 같은 풍경 뒤에는, 세금도 기록도 없는 무질서한 행실이 숨어 있다. 서울 시장에서 겪은 바가지 순대만큼이나, 영수증 없는 이 거래는 손님에게 은근한 불이익을 덤터기 씌우는 일이다.


어린 시절 구멍가게의 정은 맑은 시냇물 같았지만, 지금 이 가게의 불투명함은 흐릿한 개천물 같다.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막된 고집으로 영수증조차 거부하는 언동을 마주하면, 내 마음의 블랙리스트 칸이 하나 더 채워진다.


채소의 신선함보다 상인의 거친 언동이 먼저 코끝을 찌른다. 물건의 결점은 솎아낼 수 있지만, 사람 됨됨이의 결점은 시장 통의 그 어떤 세제로도 씻기지 않는다.


퉁명스러운 말투와 상대를 깎아내리는 비난조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내 마음속 블랙리스트에 그 가게 이름을 굵게 적어 넣게 된다. 9천 원에 순대 9알을 팔던 그 상인과 어쩌면 그리 닮았을까.


손님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상인의 행실은 이미 동네 사람들의 요시찰 대상일지도 모른다. 51세의 나는 이제 그런 막된 사람과 섞여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 맑은 윤슬 같은 고운 말씨가 머무는 상점으로 발길을 돌린다.


지갑을 되찾은 안도감은 상인의 거친 언동 앞에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고맙다는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사례를 요구하는 그 막된 태도는, 전통시장의 정겨움을 기대했던 내 마음에 커대 한 결점을 남겼다.


사례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물이어야 하거늘, 강요당하는 순간 그것은 불쾌한 덤터기가 된다. 영수증도 없고 카드도 안 받는 그 상점은, 이제 내 인생의 영원한 블랙리스트이자 요시찰 대상이 되었다.


4박 5일간 육개장을 끓여 나누던 우리 가족의 넉넉한 행실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반짝이는 윤슬 같은 고운 인심은 간데없고, 9천 원에 순대 9알을 팔던 상인보다 더한 바가지 심보만 가득했다.


상점의 젊은 상인은 손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을 배우지 못한 듯했다. 올케와 나를 향해 던진 무심하고도 막 된 언동은, 시장 특유의 정겨움을 기대했던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결점으로 남았다.


지갑을 찾아준 대가로 사례를 당당히 요구하던 그 비난조의 목소리는, 9천 원에 순대 9알을 팔던 상인의 바가지 심보보다 더 고약했다. 내 마음의 블랙리스트 가장 높은 곳에 그 가게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베트남에서 온 새 식구에게 한국의 따뜻한 정을 보여주고 싶었건만, 그곳의 행실은 맑은 윤슬 대신 탁한 흙탕물만 보여주었다. 8시간 봉사로 지쳐 돌아오는 길, 나는 그 가게를 지나치며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정리수납했다.


동네 가게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카드 결제 거부와 거친 언동으로 얼룩진 그곳의 입소문은, 이미 맑은 시냇물을 흐리는 탁류가 되어 온 마을에 퍼져 나갔다.


사례를 강요하고 손님의 낯을 뜨겁게 하던 상인의 비난조 섞인 말투는, 결국 스스로를 동네의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9천 원에 순대 9알을 팔던 그 상인처럼, 눈앞의 이익에 눈멀어 사람의 마음을 잃는 것보다 큰 결점은 없다.


사업자 등록도 영수증도 없는 불투명한 행실은 이제 이웃들의 요시찰 대상이 되었다. 4박 5일간 육개장을 끓여 이웃과 나누던 정겨운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씁쓸한 만물상의 단면이다.


천 원짜리 상추 봉투가 가득 쌓인 그곳은 번듯한 상점의 탈을 쓴 떴다방이었다. 사업자 등록증 한 장 없이 뜨내기장사를 이어가는 그들의 행실은, 정직한 땀방울의 가치를 비웃는 듯했다


저렴한 가격은 손님을 유혹하는 달콤한 미끼였지만, 불법 영업이라는 치명적인 결점을 가리고 있었다. 투명한 기록도, 책임감 있는 사과도 없는 그곳은 이미 동네 사람들의 마음속 요시찰 대상이자 기피 대상이 되었다.


지갑을 찾아준 대가로 사례를 독촉하고, 베트남 올케 앞에서 무례한 언동을 일삼던 상인의 태도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법과 질서를 무시하는 운영 방식이 그들의 거친 인성으로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내 인생의 블랙리스트에 그곳의 이름을 굵게 남긴다.


새로 생긴 상점의 문을 열며 나는 비로소 안도했다. 카드 결제가 당연하고 영수증이 발행되는 그곳의 상식적인 질서는, 불투명한 떴다방 영업에 지쳐 있던 내 마음을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었다.


상인의 고운 말씨와 정직한 행실은 햇빛에 반짝이는 윤슬처럼 내 장바구니를 환하게 비춘다. 천 원짜리 상추 한 봉지를 사더라도, 내 권리를 존중받는 이 거래야말로 진정한 삶의 정리수납이다.


조금 떨어진 거리의 만물상 같은 가게도 좋지만, 집 근처에 생긴 이 정갈한 가게는 내 귀한 시간을 아껴주는 고마운 존재다. 9천 원에 순대 9알을 팔던 그 씁쓸한 기억은 이제 내 마음의 블랙리스트 뒤편으로 밀려났다.


새로 생긴 가게의 계산대 앞에서 나는 당당히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서울페이 결제 알람 소리는, 투명하지 못한 행실로 일관하던 옛 가게의 기억을 시원한 시냇물처럼 씻어내 준다.


현금만 강요하며 영수증조차 거부하던 그곳의 치명적인 결점은, 이제 손목 위에서 차곡차곡 쌓인 건강 포인트로 치유받는다. 51세의 나는 이제 부정한 상술 대신, 나의 성실한 걸음이 보상받는 상점의 단골이 되기로 했다.


결제 후 화면에 뜨는 '결제 완료' 문구는 햇살에 반짝이는 윤슬처럼 맑고 투명하다. 지갑을 찾아준 대가로 사례를 독촉하던 상인의 비난조 섞인 목소리 대신, 기분 좋은 알림음이 내 장바구니를 채운다.


규모가 큰 마트라고 해서 정직함까지 큰 것은 아니었다. '특대'라는 요란한 광고 문구와 달리 초라한 생선의 크기는, 손님을 우롱하는 상인의 막 된 언동과 다름없었다.


이름만 거창하게 붙여 비싼 값을 받는 것은 교묘한 바가지이자 손님에게 실망을 덤터기 씌우는 일이다. 그 생선 코너는 이제 내 마음속 블랙리스트이자 영원한 요시찰 대상이 되었다.


4박 5일간 육개장을 끓여 나누던 우리 가족의 정직한 행실에 비하면, 그곳의 상술은 너무나 탁하고 어지러웠다. 나는 그 불투명한 상술에 지쳐 다시는 그 생선 매대에 발을 들이지 않기로 했다.


겉보기엔 화려한 상점의 조명 아래 놓인 등심이었지만, 랩을 벗겨낸 실체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중량을 속여 이득을 취하려는 그들의 행실은, 신뢰라는 이름의 수납함을 통째로 어지럽히는 행위였다.


이것은 은근슬쩍 가격을 올린 바가지를 넘어, 소비자의 눈을 가린 파렴치한 덤터기였다. 우리 가족의 식탁에서 그 마트의 고기는 영원히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다시는 그곳의 고기 매대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4박 5일간 육개장을 끓여 이웃과 나누던 우리 집의 정직한 냄비 앞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햇살에 반짝이는 윤슬처럼 투명해야 할 상도의가 사라진 그곳은, 이제 내 마음의 지도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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