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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분투 Jul 06. 2024

[시장] 성수동 오피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

성수는 마곡, 용산과 함께 서울시의 신규 오피스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마곡이 대규모 도시 개발을 통해 외딴 곳에 오피스 권역을 새로 만드는 곳이라면, 용산과 성수는 기존 오피스 권역의 말단 지역에 일부 기업이 사옥을 이전하며 자생적으로 권역이 형성된 경우이다. 다만, 용산은 최근에 대톨령 집무실이 이전한 데다 서울시에서 부지면적만 15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국제업무지구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5년 후 쯤에는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계획 사업지가 아니다보니 성수 오피스 시장은 마곡이나 용산에 비해 규모가 작다. 마곡은 오피스 연면적이 이미 100만평에 가까워 판교와 유사하고, 용산은 현재 30만평 가량이지만 앞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개발되면 오피스 연면적이 70만평을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동일 사업지에 과거 드림허브에서 추진했던 국제업무지구 계획에서는 15.7만평의 부지에 오피스 40만평, 주거 29만평, 상업 28만평, 숙박 5만평을 개발). 반면 PM사의 집계 기준에 부합하는 성수의 오피스의 연면적은 불과 12만평이다. 지식산업센터(연면적 합계 45만평)와 중소형 오피스를 포함하면 미래의 용산과 비슷한 규모지만, 지식산업센터는 일부 대형 센터를 제외하면 오피스와 동일 상품으로 보기 어렵다. 입주 업종에 제한이 있고, 각 호실이 벽체로 구분된 집합건물이어서 넓게 트인 사무실을 원하는 일반 기업이 입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오피스와 지식산업센터간 기업 이전이 많지 않다 보니(아마도?), 금천구(가산디지털단지)와 구로구(구로디지털단지)에 각각 연면적 151만평, 60만평 규모의 지식산업센터가 집적되어 있지만 두 곳 모두 서울시 오피스 권역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젠스타메이트] 서울 기타권역 오피스 시장의 확장과 성장

[KB증권/상업용 부동산] 용산 오피스, 2022.6.17  


[성수동 지식산업센터 현황] * 자료: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seoulpi.co.kr)

[성수동 오피스 현황] * 자료: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seoulpi.co.kr)

최근 몇 년 사이 오피스 시장에서 성수동이 부상하는 것은 엔터(SM/큐브), 게임(크래프톤/젠틀몬스터), 패션(무신사) 업체들이 본사를 이전하고 있고, 이지스/마스턴/이든 등의 운용사의 개발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 입지로서, 성수동의 장점은 a) 교통 b) 저렴한 임대료 c) 힙한 분위기 등이다. 강남/종로까지 차량으로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우수(2호선(성수역, 뚝섬역), 분당선(서울숲역), 7호선(건대입구역) 소재)하며, 힙한 카페/식당들도 밀집해 있다. 젊은 직원들이 많은 기업이라면 근무지를 성수로 이전해도 직원 이탈이 크지 않다. 한편, 기존 오피스 권역 대비 임대료나 토지 단가가 낮다 보니,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도 비용 절감과 자산가치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  


왜 공유오피스와 공간플랫폼 기업들은 '성수동'으로 이동하게 되었을까, 패스트파이브, 2019.5.16

강남/판교? 굳이 뭐하러?...기업들 하나둘 강북행, 땅집고, 2022.4.5

BBD 오피스 만개...차세대 권역 '성수'를 주목해라, 더벨, 2022.8.3


성수동의 장점은 동시에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아직까지 성수동은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a) 싼 맛에 + b) 힙한 분위기를 즐기고 + c) 지가 상승을 노리고 가는 곳인데, 오피스 개발이 진행될수록 장점이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토지 가격이 오르면서 임대료도 점차 오를 것이고, 기업 입주가 늘수록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면서 상권도 대형 프랜차이즈 위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성수가 상암이 되느냐, 판교가 되느냐의 분기점은 오피스 권역으로써 독자적 아이덴티티를 확보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IT기업의 최선호 지역으로 위상을 굳힌 판교, 기업 연구단지 겸 본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마곡처럼 오피스 시장에서 성수만의 역할이 필요하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a. 엔터/게임/패션 업종이 성수로 몰려들며 서울 제1의 입지로 자리매김하거나, b. 판교-강남을 잇는 IT업체의 집적지가 되거나인데, 아직은 2가지 시나리오 모두 가능성의 영역으로 보인다. 


명동/가로수길 지고 성수동/판교 뜬다, 시사저널, 2022.1.12

가로수길도 모자라...대기업이 결국 망친 세로수길, 땅집고, 2018.6.1


* 성수동 주요 오피스 & 오피스 개발사업 현황 (thanks to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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