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4일
흔히 이렇게들 말하곤 하지요. "그런 것은 지나가게 되어 있다. 하나의 이미지가 다른 이미지를 대신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것들은 그대로 남는 법입니다. 상감이 새겨지듯이 말이죠. 끝까지 함께하는 배경음과 갔습니다
우선 그 무리는 겁을 먹고 있습니다.
그 무리가 심하게 화를 내고, 사나운 태도를 취하고, 강한 열기와 집착을 가지는 것을 보면서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게 이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지적한 대로 그 무리는 겁을 먹고 있습니다.
그 무리는 우리들보다 월씬 더 겁에 질려 있습니다.
당신보다, 나보다, 아니 이미 어두운 고통의 터널을 통과한 경험이 있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그 무리는 더 겁을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무리는 멍청합니다.
그렇다고 그에 비해 우리들이 특별히 영리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바보 같은 구석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령, 우리의 편지에서도 항상 서로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편집증 같은 증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리에 속한 자들은 바보입니다! 그것도 예견 가능한 바보이죠. 그들은 자기 입만을 바라보는 우둔하고 덩치가 큰 짐승과도 같습니다. 그들의 내면을 흔들고, 얼빠지게 하고, 그들을 방향 탐지기에서 떼어내 방향을 잃게 하고, 그들을 빠져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자극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예컨대 일종의 가면. 빌려왔거나 만들어낸 정체성. 친구인 솔레르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최소한의 유희. 자신을 보여주면서 감추고 또 감추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기술이라고 말입니다. 하이데거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레테 강'의 그늘로 사라지는 기술, 혹은 반대로, 결국은 같은 것이지만, 스스로를 '보이지 않게'하는 방법, 글자 그대로 '드러나지 않게'하는 방법, 그러나 빛 속에서, 모든 그늘의 사라짐 속에서 렇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입니다. 항상 유효하고, 이겼을 때는 졌다고 불평을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술책. 드러내놓고 공격하라고 명령하지만 항상 숨어서 승리자가 도라고 명령하는 중국식 전략적 술책이라고 말입니다. 결국 움직여야 합니다. 곧장 움직여야 합니다. 무리가 공격을 하는 경우 사람들은 몸을 낮추고, 몸을 움츠리고, 구멍속을 기어들어가 붙박이가 되는 경향이 있스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거와 반대로 해야 합니다. 몸을 펴야 합니다. 나는 '이탈'하라고 말하고 십습니다. 최대한 움직이고, 무리와 자기 사이에 최대한 거리를 두고, 옆으로, 앞으로, 뒤로, 전략상의 후퇴, 기습공격, 포위작잔, 반격, 혹은 교란과 도주를 늘리라고 말입니다.
당신은 슬픈 정념들의 물결을 피해 일종의 내적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일종의 '섬', 카프카가 말하는 '지하실'혹은 '동굴'을 만들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우주선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피난처에 있을 수 있는 왕복선 구실을 합니다.
하지만 그 섬은 정신적인 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