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4일
누구나 자기만의 음악이 있다. 음악이 모든 예술 중에 가장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음악만이 가진 그 직관성을 이야기한다.
다른 종류의 예술은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나 꾸준한 접함을 필요로 하지만 음악은 직관적이다. 귀로 들어서 자신에게 좋으면 좋은 것이다. 음악은 어떠한 사전 지식이나 배경없이 마음속 본질을 찌르고 통과해 가고 마음속에 잔상을 남긴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때부터 음악에 공명했다. 어머니의 심장 소리 또한 하나의 음악이지 않았을까. 우리는 섬세한 소리와 비트를 태아 때부터 듣는다. 세상에 태어나 제일 먼저 접하는 것도 익숙한 것도 엄마의 목소리다. 이렇게 세상에 태어난 인류는 음악이라는 장르와 함께 진화해 왔다.
2022년 출간된 <쓸모 있는 음악책>의 저자 마르쿠스 헨리크는 음악을 통해 삶의 많은 요소를 최적화 하고자 하는 전방위적 음악 전문가다. 그는 음악의 잠재력을 이야기하기 위해 철학과 과학, 심리학을 음악 앞에 포진 시킨다. 그리고 음악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선보인다.
음악 심리학자로 시작한 그는 인간이 어떠한 것을 이용해 발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즉 쓸모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저 경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에 관한 말과 생각을 끊임없이 떠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생각에 대한 생각을 심리학자들은 메타 인지라고 부르는데 음악이 가지고 있는 확장성에 메타인지가 포함된다.
마르쿠스 헨리크는 음악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음악을 통해 뇌 기능을 활성화하고, 창의력과 영감을 자극하며, 일상에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운동 효과를 높이거나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고자 할 때, 또는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할 때 음악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다룬다.
책은 음악의 쓸모를 재조명하고 독자들이 음악을 통해 더 나은 삶도 영위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접근을 조심스럽게 펼쳐 나간다. 그리고 음악과 주변부에 원초적인 질문을 가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뇌를 활성화하는 음악은 따로 있을까?
창의력과 영감을 자극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막연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도록 하는 음악은 뭘까?
작가는 '듣는 것 만으로 변화할 수 있다'로 서두를 열며 독자의 흥미를 깨운다. 이어 '어떤 음악을 듣는지가 우리를 결정한다'를 시작으로, 1장 '상상도 못 한 뇌의 원동력 - 진화와 음악의 상관관계', 2장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 음악은 어떻게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3장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들어라 - 나를 변화시키는 음악 혁명', 4장 '음악을 이용하는 자가 성공한다 - 음악이 답이 되는 순간', 5장 '반경 1M, 음악을 사수하라 -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로 맺는다.
음악을 들으면 언제나 힘이 났던 저자는 여덟살 때 마이클 잭슨의 <Man in the Mirror> 5분 19초로 이루어진 곡을 계속해서 들었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다. 감정이 뒤 흔들리고 다른 사람이 되어갔다. 고민이 많을 때도 음악이 속안을 다독거려 줄때가 많았다. 음악은 감정과 본능, 장점과 지혜를 일으킨다. 그래서 저자는 음악을 더 공부 하기로 했다고 한다.
'팝'이라는 장르를 10년 동안 배를 타고 항해했다. 그러고 보니 음악의 장점이 더 보였다. 아기때부터 음악을 자주 접한 아이들은 확실히 공감 능력이 뛰어 나다고 한다.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고 인지 능력, 언어 능력, 감성 지능, 운동 능력 등 모든 분야에 도움이 된다. 치매 환자를 둔 가족들이 음악을 통해 그런 기적을 체험하는 사람도 있고, 연주회장을 자주 찾으면 수명이 길어진다는 학설도 있다.
사람이 가장 먼저 접하는 비트는 하트비트 heartbeat, 즉 엄마의 심장 박동 소리다. 그 소리는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따라 다닌다. 편히 쉬고 있을때 1분당 심박수는 60~80회쯤 된다. 발라드 음악과 비슷한 비트다. 물론 발라드는 듣기에 편하고 가사도 감미롭다. 하지만 우리가 발라드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발라드의 템포가 엄마 배 속에 있을때 들었던 심박수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음악의 템포와 심박수 사이의 비율을 잘 이용하면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된단다. 운동, 청소 등 몸을 많이 움직이는 일을 해야 할 때는 해당행위를 할때의 심박수 보다 살짝 더 빠른 템포의 음악을 듣는 게 좋다. 이를 테면 조깅을 할 때에는 130~140bpm 정도가 적당하다. 쉬고 싶을때, 눈을 감고 양손을 가슴에 모은 채 명상에 빠지고 싶을 때에는 60~80bpm 정도가 좋다(모두들 바쁘게 사는 건 알지만 이 명상 훈련을 일주일에 한번은 하면 좋다. 중장기적으론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음악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별에 최초의 음악은 아이를 달래고 재우기 위한 자장가다. 세상 모든 음악의 기원 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익숙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인류 최초의 음악이 아닐까?
문화 인류학계는 최근 들어 다윈의 적자생존설을 살짝 비트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최상의 카드를 쥐고 있는 건 변화하는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개체가 아니라 '가장 다정한 The Friendiest' 개체라는 학설을 제기한 것이다. 인류는 폭력적인 형태를 보여왔지만 살아남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평온함을 추구하는 동물이라 볼수 있기 때문에 '홈 스위트 홈'을 바란다. 그러면서도 400만년 전부터 직립 보행을 시작한 인류는 더 멀리 더 많이 걸어야만 했다. 그래야 생존에 더 유리한 환경을 찾을 수 있었다.
약 2천년 전에도 로마 군단 소속 병사들은 하루에 33킬로미터를 행군해야 했다. 짊어져야 할 군장의 무게는 47킬로그램에 달했다. 요즘 우리는 하루 평균 약 10분, 1킬로미터 정도를 걷는다.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기 위해 어쩔수 없이 움직여야 할 때 외에는 거의 걷지 않는다. 하지만 몸을 쓸때 음악을 듣는 전통 만큼은 살아남았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조깅을 한다. 몇 백만년 전 우리 조상들도 그랬다.
음악에 감동하는 이유
한편, 우리가 음악에 감동하는 이유는 음악이 중간 필터를 거치지 않고 우리한테 직접 와닿기 때문이다. 냄새가 우리코에 직접 와 닿듯 음악도 우리 귀에 직접 와 닿는다. 음악소리는 우리 뇌의 모든 영역을 관통하는데, 여기에는 그럴 만한 진화론적 이유가 있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주변에서 소리가 들려올때마다 그 소리가 풀잎을 뒤흔드는 바람 소리인지, 갑자기 나타난 곰이 인간의 머리를 후려치기 위해 앞발을 드는 소리인지 눈 깜짝할 사이에 판단해야 했다. 생사를 가를 만큼 중대한 판단이었다.
귀는 불쾌한 소리를 즉시 감지한다. 귀는 우리의 안전과 생존을 보장하는 능력을 먼 옛날 부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영화 음악을 한번 생각해 보자. 영화를 볼때 배경에 음산한 저음이 흐르면 우리는 자동으로 긴장한다. 반대로 밝고 맑고 부드러운 하이 톤의 음악이 흐를 때에는 세상 느긋한 마음으로 화면을 지켜본다.
캘리포니아 대학 신경학자 '페트르 자나다'는 어떤 노래가 우리를 춤추게 만드는지 알아내기 위해 몇 가지 실험을 했다. '그루브 프로젝트 Groove Project'라는 이름의 해당 실험에서 1위를 차지한 노래는 스티피 원더의 <슈퍼스티션 Superstition>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이 노래를 집중해서 들어보고, 리듬에 맞춰 몸도 움직여보기 바란다. 분명 호르몬이 샘솟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멜로디와 리듬, 춤에 심취하기만 한다면 심지어 나를 노리던 맹수조차 저 멀리 쫒아낼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게다가 음악은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데, 저자는 특정 음악이 우리의 기분을 고양 시키거나, 슬픔을 달래거나, 분노를 해소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음악은 우리의 집중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헨리크는 작업 유형에 따라 적합한 음악을 선택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작업에는 리드미컬한 음악이, 창의적인 작업에는 클래식이나 재즈와 같은 복잡한 구조의 음악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책은 음악을 단순한 예술의 범주를 넘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음악을 통해 일상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분들께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삶을 살아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단순한 삶의 방정식을 보여준다. 책에서는 지금까지 인류에게 영감을 주었던 모든 장르의 주옥같은 음악을 곳곳에 포진 시켜 놓았다. 어떤 음악인지 궁금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