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쳐상 사진전-한가람미술관

2025년 3월 2일

by Taehun 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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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퓰리처상 사진전>이 열리고(오는 30일까지) 있다. 이번 사진전은 예술의 전당에서만 벌써 두 번째로, 이는 이미 많은 관람객들에게 전시의 질을 검증 받았음을 의미한다.


퓰리처상(Pulitzer Prize)은 미국의 신문 저널리즘, 문학 및 음악 등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은 사람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뉴욕시에 있는 컬럼비아 대학교가 관리하며 1917년 조지프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창설되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상이지만 이례적으로 2014년 '프리즘 폭로' 사건을 보도한 업적으로 영국의 가디언지는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와 함께 공동 수상 하기도 했다.


퓰리처상은 크게 언론, 예술, 특별감사 부분으로 나뉘며 14개 언론 부분 중 두 개의 부문이 특별사진 부문과 특집사진 부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퓰리처상 사진이라고 하면 이부분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퓰리처상 사진부문 대부분 그 해의 가장 중요한 사건을 담은 작품들이 수상작으로 선정 되었는데 이 사진들은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의 경계를 넘어 강력한 서사를 만든다.


사람들에게 때로는 슬픔의 극단과 감동의 극단, 때로는 내면의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세상의 현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내면에 "왜? Why?"라는 변화의 씨앗을 심기도 하며 궁극적으론 사회 변화를 촉진시키는 에너지를 태동 시킨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사진전에서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사진에 해당 장면을 포착한 사진기자의 인터뷰와 상황 설명을 직관적으로 보기좋게 보여준다. 각 사진마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와 사진 전시 공간을 꾸민 스태프들의 섬세함과 손길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다.


백여장 이상의 사진들로 구성된 <퓰리처상 사진전> 한 코너에는 2019년 특종사진 부문을 수상한 김경훈 기자의 사진과 이에 따른 설명과 동영상 인터뷰가 전시되고 있다. 상은 김경훈 기자가 포함된 '로이터 사진 촬영 스태프 팀(Photography Staff of Reuters)으로 되어 있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감동을 더한다(우리 주변에서 세계의 위험한 현장과 오지를 가리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퓰리처상 사진 부문에 유명 수상작으로는 이오지마의 성조기(Raising the Flag on Iwo Jima, 미국인들이 고지를 점령하고 대형 성조기를 승리의 언덕 위에 꽂는 장면(아버지의 깃발로도 유명하다))이다. 무너진 다리를 건너 탈출하는 피난민들(Flight of refugees across wrecked bridge, 6.25전쟁 당시 피난하는 한국인들(대동강 철교)), 도쿄 찌르기 사건(Tokyo Stabbing, 1960년대 우익과 좌익의 신념 갈등의 표상) 등이 있는데 사진을 열거하기엔 너무 많기에 전시 현장의 감동을 느끼는 것을 추천한다.


언론인의 윤리에 대한 논란이 거셌던 사진도 있었다. 대상은 수단의 굶주린 소녀(The vulture and the little girl)로 이 사진을 찍은 사진가에게는 슬픈 운명의 십자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진을 찍을 당시에는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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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숨결을 불어 넣으려는 소방관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번외로 퓰리처상은 매해 예술 부문에 특별감사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소설가, 화가, 가수, 만화가 등을 가리지 않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듀크 엘링턴, 델로니어스 몽크, 레이 브래드 버리, 밥 딜런, 로버트 카파, 켄드릭 라마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인생과 예술의 본질을 꿰뚫은 저명한 사람들이 망라해 있다.


현실속에 일어난 생생한 이미지를 시간과 공간속에 응축시켜 울림과 감동, 삶의 의미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퓰리처상 사진전>은 우리도 역사의 일부며 일어나고 있는 현실 자체가 미래의 거울임을 생각하게 만든다. 강렬한 이미지의 낙인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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