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4일
먼 북으로 가는 길 The Narrow Road to the Deep North...... 어느 날 밤 리넷 메이슨과 함께 호텔 방에 누워 있을 때, 침애 옆에는 책이 한권 놓여 있었다. 중년에 다시 독서 습관을 들인 그는 어디에 있든 항상 그렇게 책을 놓아두었다. 그 결과 그가 내린 결론은 좋은 책을 읽고 나면 그 책을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들고, 위대한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자신의 영혼을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그가 읽을 책 중에 그런 책은 드물었고, 나이를 먹을수록 더 드물어졌다. 그래도 그는 찾아 헤맸다. 자신이 영원히 향하게 될 이타카를 한번 더 찾아내려고. 그는 오후 늦게 책을 읽었다. 밤에는 어떤 책이든 거의 바라보지 않았다. 그 시간에 책은 부적이나 행운처럼 물건으로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그가 꿈의 세계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게 지켜주는 친숙한 신과 같았다.
그날 밤 그가 놓아둔 책은 일본의 전쟁범죄를 사과하러 온 일본 여성 대표들이 선물한 것이었다. 그들은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격식을 갖춰 찾아왔다. 선물들도 가져왔는데, 그 중 한가지가 묘했다. 일본 임종시들의 번역본이라니. 그 책은 일본 시인들이 죽음을 앞두고 최후의 시를 짓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는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책을 어두운 색 나무로 된 협탁에 베개와 나란히, 그러니까 자기 머리와 나란히 오도록 신경써서 놓아두었다. 그는 책들이 갖고 있는 아우라가 자신을 보호해주므로 옆에 책을 두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믿었다. 여자들이 없어도 행복하게 잠들 수 있지만, 책이 없으면 결코 잠들지 못했다.
그날 낮에 그 책을 훑어보다가 도리고 에번스는 한 작품에 사로잡혔다. 18세기 하이쿠 시인인 시스이는 임종을 앞두고 마침내 임종 시를 써달라는 요청에 응해 붓을 들어 시를 그리고는 숨을 거뒀다. 충격에 빠진 그의 추종자들이 종이에서 발견한 것은 그가 그린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