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

by 긴기다림

수비만으로는 공격을 이길 수 없습니다. 공격 없는 수비는 의미가 없습니다. 뚫고 나가려면 기존에 있던 것을 해체하고 나아가는 힘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것이 버티는 힘만큼만 사용한다면 해체한 후 정체하게 됩니다. 이때의 나아감은 정체의 의미와 다르지 않습니다.


축구에서 골키퍼는 상대의 슛을 막습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가 상대의 모든 골을 막는다고 해도 골키퍼의 힘만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습니다. 잘해야 0대 0 동점입니다. 골키퍼의 힘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우리 편의 누군가가 상대 골문을 열어야 합니다. 지키는 것만으로는 균형 상태를 넘어 이기는 것까지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는 서로를 극복하기 위해서 마운드에 섭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타자는 공격 투수는 수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팀과 팀의 대결이 아니라 타자와 투수의 관점에서만 보면 둘 다 공격수입니다. 타자는 공의 궤적에 타이밍을 맞추고 속도를 싫어 공에 배트를 일치시키는 공격을 합니다. 투수는 타자의 배트 경로를 예상하고 배트가 없는 공간을 스트라이크 존 안에서 점유하고자 하는 공격을 합니다. 공격과 수비가 아니라 공격과 공격이 부딪힙니다. 누구의 공격이 더 치밀하고 견고 한 지의 싸움입니다.

기록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초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약 350만 년 전에 출현했습니다.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30만 년 전에 출현했습니다. 침팬지에서 인류로 분화하기 시작한 역사가 수백만 년,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으로 분화한 것이 수십만 년 전입니다.


인류의 4대 문명인 메소포타미아문명, 이집트문명, 인더스 문명, 황화문명의 역사는 길어야 6천 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류는 짧게는 30만 년, 길게는 350만 년 동안 침팬지와 문명인의 사이 즉 원시인으로서의 생활을 했습니다. 우리 뇌와 DNA에는 문명인의 유산보다 원시시대의 유산이 더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원시시대의 유산은 두 가지입니다. 먹을 것을 구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것을 하지 않고, 에너지는 최소한도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수십, 수백만 년 동안 우리에게 새겨진 세팅값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새로운 일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이러한 속성은 기존의 장벽을 뚫고 나가려는 의지와 실천하는 에너지를 외면하게 합니다.


생명을 포함한 우주의 모든 것은 발전을 전제로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멸은 시간의 문제가 됩니다. 탄생의 힘은 무를 뚫고 나오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탄생의 힘이 무를 해체하고도 남은 힘이 있어야 다시 완전한 무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탄생은 외형상으로 무로 돌아가지만 무로 돌아간 그 안에 탄생의 힘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역으로도 가능한 논리입니다.


사람들은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 안의 세팅값 대로라면 지금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없습니다. 생존에 필요한 것이 의식주로 분화되고 의식주를 얻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경제활동은 원시시대의 생존 방법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제도가 만들어 놓은 기관을 거쳐야 하고 겪어야 할 사람도 많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는 것들이 사방에서 공격합니다. 복잡한 사회 구조는 생존을 위한 정글이 됐습니다.


기존 장벽을 뚫고 나가지 않으면 생존을 위한 정글의 거미줄에 걸려 움직일 수 없습니다. 장벽을 뚫고 정글의 거미줄에 걸리지 않으려면 장벽보다 거미줄보다 더 강한 돌파의 힘이 필요합니다.


인류는 변하지 않았지만 세상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예전의 무기로는 세상의 장벽을 뚫기 어렵습니다. 지금의 장벽이 막아서는 힘보다 더 큰 힘이 필요합니다. 바로 읽고, 쓰고, 생각하는 힘입니다. 언제나 원리는 쉽고 방법은 간단합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결국 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하고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하나의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3.png

세상의 장벽을 뚫고 나가려는 힘을 기르고 있습니까?

작가의 이전글아이들의 배움의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