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힘들다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평소에는 잘 달래서 넘어가는데 잘 넘기지 못하는 날이 있습니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 이런 감정은 모르는 사이에 스며듭니다.
몇 달 전부터 새롭게 시작했던 일이 있습니다. 온종일 생각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실천했습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결과가 드러날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느낌이었습니다. 힘들어도 길어 붓는 물의 양이 많아 위안 삼았던 날이 100일이 넘습니다.
생각한 시기에 생각한 모양새를 드러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아는 것과 현실은 다릅니다.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일이 벌어지면 깊게 이해하지 못했음을 느낍니다. ‘이 정도면 됐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면 지금까지 했던 일에 회의감이 듭니다. 이미 마음 정리가 된 일까지도 꺼내어 의미를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마음속에서는 ‘아니야’라고 외치지만 한번 잘 못 든 마음은 관성의 힘에 지배받습니다.
어제는 그런 하루였습니다. 하루가 온통 잿빛이었습니다. 아내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하며 즐거운 일을 하라고 합니다. 지금 하는 일이 즐거워 보이지 않나 봅니다. 수도승의 생활 같은 모습으로 보였나 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명상, 독서, 공부를 하고 이후 저만의 공간에서 뜻한 바를 실천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있던 아내의 말이니 모두를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정의 행복에 관한 독서, 글쓰기, 생각을 오래 했지만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행복에 먹구름이 낀 것을 보지 못했나 봅니다. 어찌 보면 건강, 관계, 돈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불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할 수 있는 것은 건강, 관계, 돈이 행복을 막아서는 일을 줄이는 정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제저녁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의 먹구름은 많이 가셨습니다. 지금은 다시 새로운 에너지가 차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잿빛이 자취를 감추자 선명하게 보입니다. 다시 먹구름이 드리울지는 모르지만 그것마저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여야겠습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떻게 살고 싶은가? 건강, 관계, 돈에 관한 지식, 지혜, 통찰을 나누며 살고 싶다는 마음을 한시라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근본은 독서, 글쓰기, 생각하기라는 것을 깊게 새깁니다.
때에 따라 새로운 것이 눈을 가릴 수는 있어도 눈을 멀게 하는 것을 허락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아무리 새로운 것이 등장해도 배움과 성장의 근원은 독서, 글쓰기, 생각하기라는 것을 백 번, 천 번 새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