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6시 30분이다. 오랜만에 푹 잤다. 몇 년을 새벽에 일어나다 보니 6시까지 자는 적은 거의 없었다. 몸이 좋은 상태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몸 상태가 좋으니 기분도 같이 좋아진다. 어제까지 마음에 있었던 여러 가지 잡념이 말끔히 없어진 느낌이다.
잘 자고 나서의 기분은 날아갈 것 같다. 기분이 좋다고 해서 어제까지의 잡념의 대상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 생각의 대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어떻게 흘러갈지, 어디에 도착할지 알지 못한다. 그래도 기분은 어제의 기분과는 다르다.
기분이 좋아지니 아내와의 아침 대화 톤도 달라졌다. 주제는 같지만, 다른 마음가짐이 생기고, 마음가짐과 닮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아내의 표정도 밝아진다. 서로의 표정이 달라지면 같은 대상을 다르게 보게 된다.
이야기 속에서 하루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삶은 연속인 것 같지만, 오늘 하루가 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제까지는 늪이었는데, 오늘은 평탄한 길로 변했다. 오늘 평탄한 길이 언젠가는 수렁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언제나 그런 것을. 내 길이 숲이었다, 늪이 되고 평탄한 길이었다 수렁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 것은 부질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 말의 의미는 어차피 벗어날 수 없으면 그 일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라는 뜻이다.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내 능력의 부족 때문이 아니다. 피할 수 없다는 것은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피할 수 없는 일과 대면하는 것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삶은 피할 수 없는 것투성이다. 그렇다고 피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한 모든 사람이 불행한가? 행·불행은 대상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선택하는 것이다. 마음이 머무는 곳이 늪이고 수렁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된다. 마음이 머무는 곳이 평탄한 길이고 희망 가득한 길이라면 그곳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된다.
우리가 가는 길은 같다. 다만, 그 길을 가는 우리의 마음이 다를 뿐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이 말은 "천국으로 가는 길은 악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지옥으로 가는 길과 천국으로 가는 길은 같은 길이다. 그 길을 가는 사람의 마음이 지옥이고 천국일 뿐이다.
지옥은 언제나 지옥이 아니며, 천국이 언제나 천국일 수 없다. 지옥이 있어야 천국이 있고, 천국이 있어야 지옥이 있다. 지옥과 천국은 절대 만나지 않는 반대편에 있지 않다. 지옥이 계속되면 천국이 열리고, 천국의 끝은 지옥과 닿아있다.
우리의 마음이 움직인다면, 모든 것은 변하고 지옥은 천국으로, 천국은 지옥으로 변한다. 우리의 마음이 천국이면 지옥이든 천국이든 우리는 언제나 천국에 있게 된다.
부처님이 궁극적으로 머무는 곳을 염화미소에서 찾을 수 있다. 염화미소는 설명할 수 없는 진리를 묵묵히 전하는 것, 또는 이를 이해하는 깨달음을 상징한다. 염화미소 속 부처님의 표정을 닮아가도록 하는 노력으로 오늘의 기분을 천국에 머물게 할 수 있다.
삶은 오늘 하루에 달렸다. 오늘 하루는 오늘 기분에 달렸다. 오늘 기분은 오늘의 몸에 달렸다. 오늘의 몸은 잠에 달렸다. 잘 자려면 잘 먹고, 잘 내고, 잘 움직이고, 잘 쉬어야 한다.
잊지 말자! 오늘의 기분이 좋은 태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