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번 어른이 되었다가
다시 딸이 되었다.
결혼을 하며 독립했고,
이혼을 하고 다시 돌아왔다.
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나는 죄인처럼 돌아왔다.
누군가에겐 그 또한 잘못일 수 있겠지만
그 말을 굳이 부정하지는 않겠다.
엄마를 먼저 보내드린 뒤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지 알게 되었고,
그래서 남아 있던 엄마의 여생과 더불어
아버지에게는
더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철부지 막내딸이었다.
말투는 틱틱 쏘아붙이고,
피곤하다는 말 뒤에
효도라는 단어를 덮어버린다.
아버지는 아직 건강하시다.
그래서 이별은
여전히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주변의 변화들 속에서
나는 아마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잘해보겠다는 다짐보다는
뒷걸음질 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완벽한 딸이 되어
자랑거리가 되겠다는 욕심보다는
늘 곁에 남아 있는 딸로 살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다시 딸로 돌아가는 중이다.
철부지 딸로 남지 않기 위해,
어른인 아버지의 보호자가 되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