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가고 싶은 길,
브랜드로 이어지다

by 이보미

불확실성의 시대, 나는 왜 비건 가방 브랜드를 시작했을까.

그 이유를 조용히 적어본다.


가방을 만들다 보면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스케치를 하고, 예측된 결과를 향해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경우.


그리고 그저 원단의 촉감이 좋아서, 배색이 예뻐 보여서,

소재의 조합이 설레어서 시작하는 경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는 채로.


나는 늘 후자의 방식이 좀 더 마음에 끌렸다.

뭔가 운명적인 느낌을 믿으면서.


결혼에 비유하자면,

전자는 중매결혼.

후자는 눈이 맞아 사랑에 빠지는 연애결혼일까.


젊은 시절엔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알게 되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만족스러운 순간도, 후회되는 순간도 함께한다는 걸.

인생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모든 삶의 순간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그 결이 달라진다.


남의 시선이 아니라,

온전히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삶을 살아낼 힘이 생긴다.


그래서일까.

갈림길 앞에서 머뭇거리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어떤 결과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조금은 치열하게 하고 싶었다.

더 늦으면 시작조차 못할 것 같았다.


모든 게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린다면,

그 기다림은 영원할지 모른다.


그래서 그냥 시작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음이 곧 인생이라는 걸 받아들이며...


우리는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이 땅에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이는 더 쉬운 길을, 어떤 이는 더 고된 길을 선택한다고.


그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 말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삶의 어느 길 위에 서 있든,

그 또한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그래서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 한다.

나의 길 위에 온전히 머무르려 한다.


그리고 그 길에서 자꾸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의 이유로 이곳에 왔다는 것.


그런데 인간은

인간이 아닌 동물들을 도구화하고,

마치 음식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다뤄왔다.


하지만 그건 애초에 그들이 계획하고 이 땅에 온 이유가 아닐 것이다.

존재 자체로 충분한 생명을,

누군가의 필요에 맞춰 설명하거나 규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내가 브랜드를 이어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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