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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울 Aug 28. 2024

<재난 3부작> 속 낭만,
흥행으로 연결되다

[영화로 생각하기]


*유튜버 <백수골방>님 영상에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좋은 영상이 많으니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BcG_vHgJBU


에디터: 너울



애니메이션 영화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은 알고 있을 것이다.

381만 관객 동원이라는, 한국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대대적인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다음으로 개봉한 <날씨의 아이>는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 등으로 비교적 적은 74만 관객이 관람했으나,

한국 영화 시장에서 가장 오랜 기간(259일간) 상영한 영화로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신카이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은 

전작 <너의 이름은>을 이길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오갔다.

감독의 <재난 3부작>을 마무리 짓는 영화이기에 귀추가 주목되었다.

걱정이 무색하게 557만 명이라는 한국, 미국 영화 제외 제3국 영화 최초 흥행 100위에 진입,

팬데믹 중에도 대한민국 극장가에 파란을 일으킨 작품이다.




포스트 미야자키(지브리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계)라고도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이토록 많은 이들이 관람한 까닭은 무엇일까?




<재해·재난>이라는 소재, 눈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색감도 이유가 되겠지만,

다른 이유를 꼽자면 역시

주인공의 무조건적인 행동.


신카이 마코토 영화의 오랜 단점으로 거론되는

"개연성"은 주인공의 맹목적인 믿음으로 뒷받침된다.




<너의 이름은>: 꿈에서 만난 그 아이를 찾겠다는 일념,

<날씨의 아이>: 침몰하는 여러 목숨보다 소중한 한 사람을 구하겠다는 신념,

<스즈메의 문단속>: 우연히 만난 그를 살리고야 말겠다는 집념.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의 행동으로

전개와 결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사람도 많다.

평범한 인간은 절대로 납득 불가능한 무모함이라

감독의 영화는 소위 "그림체 빨"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나 역시 계속 단점이라고 생각해 왔던 부분이지만,

오히려 대중에게 부족한 개연성은 좋은 자극으로 다가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개인을 구하기 위해 세계를 희생시키는 경험을 한 적은 없다.

관객들을 감동시킨 것은 경험적 공감보다는


"너를 위해서라면 나의 어떤 것도 불사할 수 있다"라는

낭만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모두가 자기 잇속을 챙기기 바쁜 현대 사회에서

맹목적인 사랑이나 운명 같은 만남을 기대하는 것은

몽상가의 헛소리 정도로 치부된다.




이런 삭막한 세상에서 신카이 마코토의 <재난 3부작>은

거대한 재해 앞에 무릎 꿇지 않는 판타지 속 주인공을 보여준다.

한국 대중들이 감독의 영화를 소비하는 이유는

자신도 모르게 동화 같은 이야기를 갈망하기 때문이 아닐까.




신카이 마코토 영화는 개연성에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대중 영화로서 넘기 힘든 기록을 세운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낭만이라는 대중의 니즈를 파악했기에

신카이 감독은 한국 영화 역사상 전무한 기록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재난 3부작>이 끝난 지금, 

신카이 감독이 또 어떤 낭만을 우리에게 선사할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우리가 조금 더

무모한 사랑에 익숙해져 있기를 바랄 뿐이다.










모든 이미지 출처:

https://www.imdb.com/?ref_=nv_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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