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에서 뭔가를 담은 봉지를 매달은 풍선을 몇 달째 자꾸 보내고 있다. 2024년 7월 21일까지 9번째이다. 내용물의 성격이 우리로서는 애매하여 왜, 무엇을 노리고 보내는지 아리송하다. 북한의 궁핍한 생활상을 선전하는지 8cm 정도로 규격화된 쓰레기를 담아 많이 날리고 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사건'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2024년 5월 28일부터 근 두 달째 이어진 이 사건에는 5~10kg의 각종 오물을 날려 보내고 있다. 혹시라도 내용물에 대한 방심을 할 수 없으니 철저한 대비를 해야겠다.
안전 안내 문자도 날아오고 군과 경찰, 소방이 대처하느라 소동을 빚고 있다. 부실한 장치를 단 일부 풍선은 애꿎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과 짜증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만일 기상학자나 물리학자 그리고 일반인에게 과학적인 인사이트를 주려고 했다면 정곡을 찌른 것 같다. 이번 기회에 풍선에 대한 과학과 역사를 생각해 보면 의미 있을 것 같다.
Yi peng sky lantern festival San Sai Thailand, Source: wikimedia commons by Takeaway
우리에게 풍선은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손에서 놓친 상실의 안타까움 그리고 최근에는 관광지에서의 특별한 경험 내지 연인 간의 소망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물건으로 기억된다. 특히 소원을 담아 하늘로 날아올리는 풍등은 로맨틱 하고 아름답다. 이처럼 풍선은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우리에게 하늘을 나는 로망을 안겨준다.
풍선기구의 역사
하늘을 나는 오랜 인간의 꿈은 1783년 6월 4일 조셉과 자크 몽골피에(Montgolfier) 형제가 아노네(Annonay)에서 처음으로 기구비행을 성공시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사실 몽골피에 형제는 총 16명이었는데, 그중 12번, 15번째라고 한다). 이 무인비행은 2km 거리를 10분 정도 비행했고 최대고도는 1,600~2,000m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9월 19일 루이 16세와 마리앙투아네트가 참관한 베르사유 시연비행에서는 상층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검증되지 않아, 양, 오리 그리고 수탉을 싣고 비행을 했다. 비행은 약 8분간 3km 거리를 날았고 460m 고도까지 올라갔다. 당연히 동물은 다 살아서 돌아왔다.
1784년 6월 5일 프랑스 아랑후에즈의 정원에서 몽골피어 풍선 기구 시험, Source: Wikimedia commons by Antonio Carnicero
1783년 12월 형제의 아버지 피에르 몽골피에는 루이 16세로부터 귀족으로 승격받고 세습 명칭도 받는다. 10년 후 루이 16세는 왕비와 함께 단두대의 이슬이 되어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대북전단풍선 vs. 오물풍선
남북대치 상황인 우리 현실에서 처음에는 체제선전을 위해 풍선을 이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각종 선전문을 바람의 방향에 따라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보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뒤 상호비방 중단 약속에 따라 정부차원의 발송은 중단됐다.
하지만 남쪽에서는 주체가 민간으로 바뀌고 있고 내용물도 직접적인 선전물이 아닌 생필품, 드라마, 노래가 담긴 USB, 화폐 등으로 변화되고 있다. 2020년 국회에서 남북관계발전법을 개정하여 금지했으나 2023년 9월 26일 헌재에서 위헌 결정되면서 민간의 합법적 살포가 가능해졌다.
대북전단 발송 장면
대북전단을 발송하는 단체 중의 하나인 자유북한운동연합에 따르면, 폭 1.8~2m, 길이 12m의 주문제작한 비닐 풍선에 헬륨이나 수소를 채우고 11~12kg의 전단지 등을 실어 보낸다고 한다. 수십 번의 실패 끝에 화학적 방법의 타이머를 달고 비닐코팅하여 물에 젖지 않게 만든다고 한다. 특히 전단지 수백 장 당 한 장 꼴로 미국돈 1달러(24.4. 현재 북한돈 14,000원 상당)를 넣어보네 발견한 주민을 돕고 있다고 한다. 마침 요즘 북한에서는 매일 환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한다.
잠실대교 인근에 떨어진 북한오물풍선, 합동참모본부 제공
이에 대응해서 북한은 2024년 5월 28일부터 7월 21일까지 9차례에 걸쳐 2400여 개 이상의 풍선에 오물을 매달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체제비판을 해봐야 효과가 없기 때문에 오물이라고 주장하는 준비된 물건들을 넣어 보냈다. 풍선은 기상 관측용 라디오존데용 풍선과 유사한 재질로 지름이 약 3~4m에 기계식 자폭장치를 달아 10kg 내외의 내용물이 담긴 봉투를 매달아 띄워 보냈다. 자폭장치 불량으로 먼저 터지기도 하고 안 터지기도 한다.
살포가 이어지면서 달려오는 물건에 대한 분석도 이루어지는데, 생활쓰레기라기보다는 이번 행사를 위해 일부러 모으고 자르고 해서 급조한 물건들이 자주 눈에 띈다. 궁핍한 생활여건 상 쓰레기가 별로 없는 현실에서 이걸 준비하기 위해 주민들이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미국 본토 공격 : 후호(ふ号) 작전
풍선을 통한 공격은 전쟁에서 매력적인 수단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가난하고 전세가 불리한 세력에게는 더욱 그렇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이 거의 확실해진 1944년 초겨울, 일본 육군이 딱 그런 상황이어서 풍선을 이용하기로 계획했다. 수소를 채운 무인기구(無人気球)에 폭탄을 탑재하고, 일본 본토에서 편서풍에 태워 북태평양을 횡단시켜 미국 본토 공습을 시도했는데 이를 '후호작전'이라고 부르고 이 폭탄을 후고 폭탄( Fu-Go ballon Bomb)이라고 부른다.
1945년 1월 10일 캘리포니아 알투라스 서쪽 30마일에서 격추된 직경 10m의 일본풍선폭탄, Wikimedia commons by US Army, public domain
이를 고안한 사람은 일본 육군 제9군 소속 제9육군기술연구소(통칭 노보리토 연구소)의 쿠사바 스에요시 소장과 타카다 테이지 소좌였다. 이들은 제트 기류가 동쪽으로만 흐르는 데다가 겨울철에는 매우 빨라진다는 데서 이 풍선 폭탄을 착안하게 되었다. 고도 9,100m 이상으로 기구를 띄워 보내면 고공의 제트 기류를 이용해, 미국까지의 8000km 거리를 3일 만에 주파할 수 있었다. 일본군은 이렇게 날려 보낸 풍선 폭탄으로 미국 본토의 도시와 삼림을 폭격할 생각이었다.
북반구의 대권 항로(Great Circle routes)와 제트기류, Source: wikimedia commons by ChaosNil, public domain
제트 기류의 속도상 일본을 출발한 지 3일이 지나면 8000km 떨어진 미국 본토 상공에 도달하게 된다. 풍선은 기본적으로 폭탄과 고도 측정 및 유지 장치로 구성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대략 3일) 시한장치가 작동되어 모든 밸러스트를 버리고, 동시에 싣고 있던 폭탄을 투하한다. 이후 84분이 지나면 기구 자체도 내장한 시한폭탄에 의해 자폭한다는 구조였다.
한대(왼쪽)과 열대의 제트기류, source: wilimedia commons by 미국기상청
기구 기낭은 뽕나무 종이를 우무로 접합해서 만들어진 원시적인 것이었다. 기낭의 직경은 약 10m, 내부 용적은 540㎥에 달했다. 구조와 재료가 상당히 간단했기 때문에 숙련공이나 첨단 조립 설비도 필요 없었다. 여학생들이 극장이나 체육관, 학교 강당 같은 곳에서 조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1944년 11월 3일부터 1945년 4월까지 약 9,000개가 띄워졌는데, 최소 300개 정도가 북미 대륙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풍선 폭탄들은 태평양 한복판의 하와이 주는 물론,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의 주, 심지어는 텍사스 등 미국 중부에서까지 총 20여 개 주에서 목격되었다. 심지어는 미국의 이웃나라인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도 이 풍선 폭탄이 목격되었다.
1945년 3월 29일 네바다 중 닉슨 근처에서 나무에 걸려 발견된 불발된 일본 풍선 폭탄, Source: wiki. com. by 미해군박물관, public domain
풍선 폭탄의 실질적인 전과는 미미했다. 사실 처음에 일본군은 이륙시킨 풍선 폭탄의 10% 정도(900여 발)만이 미 본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보니 실제로 미 본토에 도달한 풍선 폭탄은 총수의 3% 정도에 불과한 300여 발 정도였다. 일단 낙하했다고 해도 화재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제트기류가 겨울에 발생하기 때문에 당연히 현지도 겨울이고 따라서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그래서 소이탄이 터져도 화재가 안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불발된 풍선 폭탄의 잔해를 처음 본 미국인들은 이게 뭔가 했다고 한다. 개중에는 풍선 폭탄의 잔해를 해체해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풍선 폭탄의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유일한 전사자(?)도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1945년 5월 5일 남 오리건 주의 기어하트(Dear Hart) 산에 추락한 풍선 폭탄의 잔해를 소풍을 즐기던 여교사와 학생 5명이 만지다가 폭발해 모두 사망한 사건이 유일하게 기록된 사례다.
그래도 미국은 이들 풍선 폭탄으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파이어플라이 프로젝트’라는 작전명 하에 2700명의 군 병력과 다수의 소방 항공기를 배치했다. 화재 진압 작전 중 1명이 죽고 22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Aluetian Attu 근처, 일본 풍선 폭탄 격추 장면, Source: wikimedia commons by 11th Air Force Fighter, public domain
하지만 얼마 안 가 이 괴상한 기구들의 정체를 알아챈 미국 정부와 군은 난색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일본이 이 기구에 폭탄이 아닌 생화학 작용제를 탑재, 미국 본토에 생화학전을 본격 시도한다면 보통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었다. 미 육군은, 풍선폭탄에 생물무기가 탑재되는 것을 우려하여 (특히 페스트균이 실려 있을 경우에, 국내의 공황을 우려하고 있었다), 착지한 불발탄을 조사할 때, 담당자는 방독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하였다. 조사에 동원된 세균학자는 4000명에 달했다고 한다.
때문에 미군은 적극적으로 이 풍선 폭탄의 요격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항공기가 도달하기 힘든 고공을 비행했던 탓에, 미국 전투기가 격추한 풍선 폭탄의 수는 20발이 채 되지 않았다. 실제로 사악한 일본군은 이 풍선 폭탄에 탄저균과 페스트균, 천연두균 등을 탑재하는 방안을 한때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안은 믿거나 말거나 히로히토 천황의 명령으로 실행되지 않고 기각되었다고 한다.
앞서도 잠시 밝혔듯이 일본의 풍선 폭탄은 제트 기류가 센 겨울에만 쓸 수 있었다. 제트기류가 없어지면 잘못하면 일본에 다시 떨어질 수도 있었다. 게다가 전과도 미약했기 때문에 1945년 4월을 기해 풍선 폭탄 공격은 중지되었다. 게다가 일본의 수소 공장이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당해 더 이상 수소를 조달하기 어려워 졌다. 그러고 나서 5개월 후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은 막을 내려 그해 겨울의 2번째 시도는 못하게 되었다.
이렇게 풍선 폭탄의 공격은 끝났지만, 이후에도 오랫동안 북미 대륙 여기저기에서 풍선 폭탄의 잔해가 발견되었다. 2019년에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맥브라이드에서 이 풍선 폭탄이 발견되었다. 미국의 쿠스 박물관, 캐나다 전쟁박물관 등에도 이 풍선 폭탄을 전시하며 일본의 공격을 되새기고 있다.
풍선폭탄의 성과는 아주 미미했고, 유도장치가 없어 어디에서 터질지도 몰랐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무기 중 도달거리로서는 가장 길고, 사상 처음으로 대륙간 공격이 이루어졌다는 것에는 약간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 기록은 중국에 의해 깨어진다.
중국의 미국 본토 염탐
Myrtle Beach 근처의 중국의 스파이 풍선, Source: wikimedia commons by Russotp
2023년 2월 2일, 미국 몬태나 주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용 무인 풍선(Chinese Spy Balloon)이 발견되었다. 이 풍선이 미국 영공에 들어온 뒤 이를 추적한 미국은 핵미사일 격납고가 있는 맘스트롬 공군기지(ICBM 450발 배치)를 정찰한 것으로 판단했다. 바로 격추할까도 했으나 잔해가 육지에 떨어지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바다로 나간 2월 4일에 미 전투기에 의해 격추시켰다.
미군 U-2 정찰기 조정사가 관찰한 중국 스파이 풍선, 2023. 2.3. Source: wikimedia commons by 미국방성, Public domain
2023년 2월 4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 공군의 F-22A가 출격하여 격추하였다. F-22A는 고도 17.7km에서 AIM-9X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하여 고도 19.8km의 목표를 격추했다. 해당 기록은 F-22가 정식 배치된 지 18년 만의 첫 실전 공대공 기록이자, 역사상 실전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서 발생한 격추 기록이 되었다.
이 풍선은 중국에서 출발하여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거쳐 일본을 지나 알류샨 열도, 알래스카, 캐나다를 거쳐 미국 본토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에도 적어도 3차례 미군은 미국 상공에서 발견된 미확인 물체를 격추시킨 바가 있다. 대부분 공군기의 미사일 공격으로 격추시켰는데, 기관총으로 공격하는 경우, 구멍이 너무 적어서 쉽게 추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스파이 풍선의 경로, Source: wikimedia commons by M. Bitton
미국 정부는 격추된 정찰풍선의 잔해를 수거하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 직속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 산하 우주기술 연구기관이 개발한 군·민 양용 정찰 풍선이며, 중국 군에서 우주와 사이버 분야를 담당하는 '전략지원부대'가 그 운용에 관여해왔다고 한다.
미해군 하퍼스페리급 상륙함 Carter Hall의 중국 정찰 풍선 회수, 2023.2.5, Source: wikimedia commons by 미 해군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풍선의 크기는 버스 3대 정도의 길이다. 따라서 기상 관측용 기구인 라디오존 데라기엔 그 크기가 너무 크다. 또 중국 측이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풍선의 궤적으로 볼 때, 통제력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정찰용 풍선의 크기와 비교물체, Source: wikimedia commons by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그 어떤 나라도 침입하지 않은 미국 영공을 최초로 적성국의 비행체가 허가 없이 침범한 사건으로, 당사국인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은 군사 사건이다. 또한 역사상 가장 높은 고도에서 성공한 공대공 격추이자 미합중국 공군의 5세대 전투기인 F-22가 처음으로 공대공 실전에 투입되어 격추를 한 사건이다.
초고압 풍선
대류권의 제트기류를 이용한 일본과 중국의 풍선과는 다르게, 요즘은 성층권까지 올라가는 풍선을 과학실험에 이용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한국천문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초고압 풍선(Super Pressure Ballon)인 성층권 풍선을 이용하여 2019년 9월 태양의 주변에서 나타나는 코로나(태양풍)의 온도와 방출 속도를 동시에 관측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었다.
2019년 9월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한미 공동 연구팀이 코로나 그래프를 실어 올릴 대형 기구에 가스를 주입하고 있다.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성층권 풍선은 지구 상공 10~50km의 성층권까지 올라가는 대형 풍선이다. 크기가 폭 140m 높이 216m로 넓이가 축구장만 하다. 풍선 안에는 당연히 산소보다 가벼운 헬륨이나 수소 가스가 들어간다. 풍선에 이들 기체를 채우면 시속 20km 정도의 속도로 수직으로 올라간다. 연구팀은 이 성층권 풍선에 코로나그래프를 달아 지구 대기가 희박한 약 40km 상공에 띄운 뒤 코로나의 온도와 방출 속도를 동시에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CSBF 로고
성층권 풍선은 코로나 관측 외에도 전부터 다양한 목적의 과학 관측장비를 성층권으로 올리는 데 사용되고 있다. 날씨와 대기, 기후 관측 기상풍선과 우주관측 풍선, 미세운석입자 수집풍선, 우주광선연구용 풍선, 자기장관측 풍선 등 다양하다.
NASA는 컬럼비아과학풍선시설(Columbia Scientific Balloon Facility, CSBF)을 1961년 설립해 성층권 풍선 발사 서비스를 과학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성층권 풍선을 과학 연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초고압 풍선은 기구 아래쪽에 구멍이 없어 완전히 밀봉되어 있다. 가스가 가득 차서 압력이 축적되면 호박(Pumpkin)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다. 최대 100일까지 비행이 가능한데 대기의 흐름이 적은 성층권에서 자기 위치를 유지할 수 있어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Flight profile of Super-Pressure Balloons versus Zero-Pressure Balloons. source: NASA/Wallops BPO
성층권 풍선이 과학 관측에 활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운용 비용 때문이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인공위성은 쏘아 올리고 유지 보수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성층권 풍선은 운용 비용이 위성의 100분의 1에서 10분의 1로 저렴하다. 또 인공위성은 장비 크기에 제한이 있지만, 성층권 풍선은 지상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그대로 띄울 수 있다. 언제든 회수하거나 반복해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개발 초기에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사용할 각종 과학장비를 사전 검증하는데 성층권 풍선을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그래프 연구에 참여했던 천문연 측 관계자도 “코로나그래프의 성능 검증을 마치는 대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될 예정"이라며 "이번 코로나 관측은 장비를 우주로 쏘아 올리기 전 기술 검증 과정에서 거둔 값진 성과"라고 말했다.
성층권 풍선은 별도 추진장치가 없어 자세와 위치를 제어하기 쉽지 않다. 성층권에는 공기의 상하이동이 비교적 덜하고 구름이 없지만 거친 바람이 부는 영역이 있다. 고도 12km 부근에서 바람이 가장 강하고 고도 18~20km에서 가장 약하게 분다. 이런 이유로 성층권 풍선은 바람을 이겨내고 제 위치를 지키고 있어야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생각해 보시라, 제 위치를 오랜 기간 유지하면 우리는 이동통신망을 까는데 막대한 돈을 안 써도 된다. 그리고 지표면에 착륙하기 어려운 온도가 어마어마한 금성이나 지표가 없는 토성, 목성 등에서 성층권에 기지를 만드는데도 아주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성층권 위치 제어 기술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달
서울의 달, 서울시 제공
1994년 방영된 한석규와 최민식이 나온 인기 드라마 그리고 가수 김건모의 히트곡과 비슷한 이름의 '서울달 SEOULDAL'이 2024년 7월 6일부터 8월 22일까지 여의도 상공에서 시범운행한다. 서울달은 지름 22m로 여의도 상공 130m까지 오르내리는데 15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최대 정원은 30명이다.
서울달은 비인화성인 헬륨을 이용하여 수직 비행만 하는 계류식이다. 지면과 몸체를 케이블로 연결해서 예상치 못한 수평이동을 방지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정오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는데 탑승료가 조금 비싸, 성인은 2만 5천 원, 그밖에 할인 대상은 2만 원이다. 서울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5060 세대 한국인은 대부분 석기·청동기 시대의 원시적 삶부터 4차 산업혁명기 생활까지를 당대에 겪고 있다. 현재 MZ 세대에게는 지금의 하이테크 기반 편의 기기와 문화·오락이 당연하다고 생각되겠지만, 이것들도 새로운 진보에 묻혀갈 것이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역사적으로 볼 때, '라떼'라는 말은 MZ세대에게도 반드시 적용될 것이다.
현대 사회는 로우테크 기술부터 하이테크 기술까지 섞여있는 아주 혼란스런 세상이다. 좋고 나쁘고, 후지고 세련된 것으로 나누기 전에 인류가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기술과 경험을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부족한 사람은 현재의 현상에 동물적인 반응만을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이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볼 줄 안다. 그런 공부는 항상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참고문헌
1. 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21세기 `풍선 전쟁`, 뭐길래 세계를 흔드나, 디지털타임스, 20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