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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영식 Jan 14. 2023

투싼(Tucson) vs. 투손(Tucson)

일상 속의 지질학


투싼(Tucson)은 현대자동차에서 2004년도 3월 출시된 준중형 SUV다. 1세대는 아반떼의 플랫폼이고 2세대부터는 쏘나타 플랫폼이 사용됐다. 2019년 현대차 내에서 전 세계 판매량 1위를 달성하기도 한 잘 나가는 차이다. 2022년에는 현대차그룹의 전체 차종 중 미국에서 가장 많이(17만 5307대) 판매되어 2021년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2022년 12월 영국 BBC 탑기어에서 ‘최고의 패밀리카로’ 선정되기도 했다.


투싼,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SUV가 미국의 도시 이름을 따서 차명을 짓는 전통에 따라 투싼도 미국 애리조나의 도시 투손(Tucson) 시의 지명을 사용하였다. 이 도시 이름은 한국에서는 투손으로 읽지만 미국 내에서는 투싼으로 발음한다. 피마 인디언 언어로 ‘검은 산 아래 샘’을 뜻하는 Chukeson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투손시의 위치, 출처: 구글맵


투손시(Tucson City)


1775년 8월 스페인에 의해 세워졌다. 투손시는 인구 54만 명 정도로 2020년 기준 미국에서 3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인구수로는 우리나라의 안양시나 김해시 정도의 도시다. 연간 강수량이 300mm도 안 되기 때문에 매우 건조한 지역이다. 따라서 습도가 낮아 부식이 적어 비행기의 보관에 적합한 곳이다. 비행기 무덤(Aircraft boneyard)라고 알려진 데이비드몬산 공군기지 (Davis–Monthan Air Force Base, DM AFB)가 유명하다. 트랜스포머 2 등 각종 영화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투손은 컨트리 가수 린다 마리아 론스태트(Linda Maria Ronstadt, 1946)의 고향이자 현 거주지이다. 


투손의 비행기 무덤, 출처: wikimedia commons by  StellarD


투손 보석&광물 박람회


투손에서는 매년 2 화석과 원석미네랄 등에 관한 세계에서 가장  박람회(Tucson Gem & Mineral Show, TGMS, www.tgms.org/show 열린다. 1946 2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돌아온 일단의 군인들이 가족들과 함께  야외 취미로 광물 탐사에 나섰다이들은 ‘투손 보석  광물 협회 결성하여 견학도서관 설립세미나 개최  행사를 진행했다. 1995 협회는 9개의 판매상을 유치하여 초등학교 강당에서 최초의 박람회를 시작하였다. 1970년대에 대영박물관이 전시에 참가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통적으로 박람회는 팔로베르테 나무와 사와로 선인장이 꽃피우는 1월말에서 2월초에 열린다.  68회를 맞는 2023 전시회는 2 9~12일까지 열린다도시 여러 곳에서 열리는데 유료  무료입장이 되는 전시장이 따로 있다거래상수집가뿐만 아니라 지질학자고생물학자복원전문가일반관람객 그리고 (불법 거래를 단속하는 위장한)연방요원 등이 모여들어 “광물계의 뉴욕 증권거래소라고도 불린다.


2011년 투손 보석&광물 박람회(Gem Show), 출처: TGMS Show TM


투손 박람회의 자연사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인다. 관련업계에서는 투손이라는 도시이름이 박람회와 동의어로 불린다. 신기한 모양의 광물들과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우리가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광물 표본이 이곳을 통해 거래되어 전시되는 경우가 많다. 광물이나 화석에 관심 있는 전문가, 동호인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전시회이다. 


이외에 광물과 화석이 전시, 거래되는 세계적인 자연사 박람회는 덴버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광물 및 화석 쇼, 뮌헨 쇼와 런던과 라임 레지스에서 열리는 박람회가 유명하다.


2020 Tucson Gem & Mineral Show, 출처: TGMS 홈페이지


미국지질조사소(USGS) 등 기관이 광물에 대한 교육 부스를 운영하고 각종 박물관에서 전시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소품은 몇 천 원의 가격에서부터 시작하여 상상을 초월한 가격까지의 다양한 광물과 화석이 판매된다.


이 박람회와 관련해서 2009년 2월에 재미난 기사가 국내 일간지에 실렸다. 내용은 국내 어떤 도시에 있는 국립과학관에서 소장 중인 공룡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의 골격을 투손 화석 및 광물 박람회에서 감정을 받았는데 구매 시보다 3.5배 이상 그 가격이 올랐다는 내용이었다.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표본의 가격이 매년 오르니 앞으로도 적극 표본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도됐다. 


희소한 물건은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오르게 마련이다. 광물과 화석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고 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자료이다. 이제 우리도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좋은 표본을 구매할 때가 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련 전문가를 꾸준히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물과 화석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그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돈만 있다고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사 박물관은 그 도시와 나라의 국격이다. 박물관을 통해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많은 꿈을 갖게 되고 중장년층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는 장소다. 과학이 중요하다고 외치고 이과가 중시되는 사회지만 제대로 된 자연사 박물관 하나 없는 것이 또한 우리 실정이다. 세계 각지에서 멋지게 달려가는 투싼을 보면서 빈곤한 우리의 자연사 분야 환경이 오버랩 되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참고문헌


1.     페이지 윌리엄스, 2020, 공룡 사냥꾼, 흐름출판

2.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전영식 과학커뮤니케이터, 이학박사


https://brunch.co.kr/@8133d3a5098c4e4/3

https://brunch.co.kr/@8133d3a5098c4e4/15

https://brunch.co.kr/@8133d3a5098c4e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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