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앞으로 가는 것보다 서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브레이크는 자동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차량 운행 중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것만큼 곤란한 상황이 또 없죠, 더구나 그곳이 내리막 경사라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도 있는 아찔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상상하기 싫지만 만에 하나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페달과 연결된 마스터 실린더가 작동하고, 여기서부터 발생한 유압이 각 바퀴의 브레이크로 전달, 작동하여 차를 멈춥니다. 이것이 대략적인 브레이크의 작동 원리입니다. 그런데 내리막 등에서 브레이크 제동을 필요 이상으로 여러 번 하게 되는 경우, 여기서 발생한 열에 의해 브레이크액에 기포가 발생합니다. 이를 베이퍼 록(Vapor Lock) 현상이라고 합니다. 베이퍼 록 현상은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두번째는 실내에 굴러다니는 이물질에 의한 원인입니다. 쓰레기 등이 실내 바닥을 굴러다니다 브레이크 페달 밑에 끼는 상황 등으로 풋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자칫 '걸리적거리면 빼내면 되지' 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자동차 주행 중에는 무척 위험한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 가운데 차를 멈춰세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주차 브레이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주차브레이크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됩니다. 운전석 측면에 위치한 사이드 브레이크형, 왼발 좌측 끝에 위치한 페달식 브레이크형, 그리고 전자식 버튼이나 레버를 조작하는 EPB가 있습니다.
사이드 브레이크와 페달식 브레이크는 한번에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나눠 밟아야 하고, EPB는 레버를 당기고 있는 동안에만 브레이크가 작동하므로 차량이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계속해서 당겨야 합니다. 또한 핸들 좌측 대시보드, 센터 콘솔 등 차량별로 레버의 위치가 다른 경우가 있으니, 평상시에 EPB 위치를 잘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긴급제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차브레이크 외에도 주행 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주행 중 변속단을 저단으로 선택하여 바퀴의 구동력을 제한시키는 것입니다. 빠른 바퀴의 구동력이 엔진의 RPM을 높이는 효과를 주면서 저항이 발생하여 차량을 감속시키게 되는 겁니다.
전기차의 경우는 회생제동을 통한 감속이 가능합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관성 주행하는 상태에서 핸들 좌측 패들시프트를 계속 당기면 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하나의 페달로 조작할 수 있는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어도 좋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긴급 상황 시 제동 및 감속 방법들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입니다. 따라서 평상시 풋 브레이크의 점검과 관리가 무엇보다 더 중요합니다. 만약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는 감각이 스펀지처럼 힘없이 들어가거나 유격이 커져 너무 깊게 밟힌다면 곧바로 브레이크 계통을 점검해 누유나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