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극

착각

by 김희곤

우동이 끓고 있었다


국물은 오르고

면은 기다리는


대충

그런 점심


초인종이 울렸다


물 한 잔은

예의였다


바나나 한 개는

실수였다


문이 닫혔다


며칠을

나는 혼자 재판했다


점검원들 단톡방에서

내 평판이

가스처럼 새어 나가는 것을


다정이 아니라

수상으로 읽힐 것을


길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나를 보지 않았다


정확히는

봤으나

인식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전봇대였다


물도

바나나도

나도


상대 배우도 모르는

1인극


북 치고 장구 치던

관객은


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