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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산실 금속공예가 Apr 15. 2024

9. 점과 선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나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여러 분야를 경험할 수 있었고, 현재 평범한 월급쟁이로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 감사하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돈벌이가 안되어 접은 꿈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사실 금속공예를 잘만 했으면 재료비용이 아깝지 않았을 것이고, 누군가 내 작품을 구입해 줄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면 나는 금속공예가의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결국 노력과 실력이 부족하여 실패한 분야이다.


하지만 이때 공부했던 칸딘스키의 단순화, 규격화, 표준화의 기억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나를 이어주고 있다. 월급쟁이는 시간이 없지만 항상 새로운 업무와 문제가 밀려 들어오곤 한다. 이때 나는 단계를 나누고 최대한 단순화시키려고 노력한다.


단순화의 이점은 대단하다. 모르는 분야더라도 단순화시키면 우선 시작은 하게 된다. 그리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선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단순화시켜 보자.


이러한 예로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퍼드에서 한 연설이 생각난다. “내 인생의 전환점은 타이포그래피 수업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애플은 아이콘 중심의 단순한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아름다운 서체를 탑재하면서 혁신을 만들어 냈다. 2000년대 초 충무로 인쇄소를 가면 대부분 Mac OS를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결과만 보면 “타이포그래피 수업과 컴퓨터 개발”은 전혀 관계가 없다. 하지만 과정과 경험은 선으로 이어져 면이라는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20대에는 길을 도저히 몰라도 열심히 경험하다 보면 나중에 점이 이어져 선이 만들어지고 면이 생기는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지나면 여러 경험을 하기 힘들어진다. 왜냐면 결혼과 자녀양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얼마 전 고등학교 때 읽었던 사마천 사기를 다시 읽게 되었는데,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사마천 사기에는 여러 영웅들이 등장한다. 고등학교 때 사마천 사기를 읽었을 때는 강하고 특출 난 영웅들만 보였다.


40대 초반 사마천 사기를 다시 읽게 되니 새로운 것이 보였다. 영웅들은 자신의 잘하는 분야와 본인의 장점 하나에 집중한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장점을 키우고 내가 잘하는 일 하기에도 시간이 없다.


40대가 된 나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거나 배우기는 힘들고 시간이 없다. 자신의 잘하는 분야와 장점에 집중하자.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문제를 단순화 하자. 목표를 위한 해야 할 것만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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