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점의 진실

이전 제4조. 용인(用人)

by 구현

"적합도: 62점."


2023년 봄.

도쿄.


유키, 25세.

게이오대학 졸업.


취업 활동.

일본에서는 '슈카츠(就活)'라고 부른다.


유키는

대기업 100곳에 지원했다.


어느 날.

한 대기업의

1차 면접 안내가 왔다.


"AI 화상 면접입니다.

지정된 시간에 접속하세요."


유키가 노트북을 켰다.

화면에 질문이 나타났다.

"당신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유키가 답했다.

"저는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제안해서 성공시켰습니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

또렷한 눈빛.


다음 질문.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유키가 답했다.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뒤처집니다."


면접이 끝났다.

"결과는 일주일 내에 통보됩니다."


일주일 후, 이메일이 왔다.


"불합격"


조직 적합도: 62점

기준 미달


유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명확하게 답했고,

자신감도 있었다.


같은 날.

켄지, 25세.

같은 회사에 지원했다.


AI 면접.

"당신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켄지가 답했다.

"저는 조직에 잘 적응합니다.

선배님들의 지시를

정확히 따르고,

팀워크를 중시합니다."


겸손한 목소리.

고개를 약간 숙인 자세.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튀지 않고,

다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웠습니다."


면접이 끝났다.


일주일 후. 이메일이 왔다.


"합격"


조직 적합도: 93점"


켄지는 기뻤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자신이 합격한 이유가

능력이 아니라

'순응'이었다는 것을.


유키는 조사했다.

그 회사의 AI 면접 시스템은

무엇을 평가하는가?


표정.

목소리 톤.

사용하는 단어.

자세.


AI는 이 모든 것을

과거의 '성공한 직원' 데이터와

비교했다.


그 데이터는

대부분 남성이었고,

대부분 관리직이었으며,

대부분 '순응적'이었다.


AI는 학습했다.


"성공하는 신입사원 .

목소리 낮추고,

고개 숙이고,

혁신보다 화합을 말하고,

개성보다 순응을 보이는 사람"


유키는

그 기준에 맞지 않았다.


그녀는 목소리에 자신감이 있었고,

혁신을 말했으며,

개성이 강했다.


그것이 감점이었다.


取其所長, 棄其所短, 毋以親故私情相雜

취기소장, 기기소단, 무이친고사정상잡


"그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버리되,

친분이나 사적인 감정을 섞어서는 안 된다."


용인(用人).

사람을 쓰는 것.


정약용 시대에

목민관이 경계해야 할 것은

친분과 사적인 감정이었다.


혈연.

지연.

학연.


이런 것들이

능력 있는 인재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AI 시대,

새로운 '사정(私情)'이 생겼다.


데이터 속 편견.


일본 기업 문화가

오랫동안 선호해 온

남성 중심,

연공서열,

순응적 태도.


이 모든 것이

데이터로 축적됐고,


AI는 그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학습했다.


결과.

AI는 능력(所長)이 아니라

문화적 편견(私情)을

평가했다.


用其人, 必信其才, 毋輕易變更

용기인, 필신기재, 무경이변경


"그 사람을 씀에 있어

반드시 그 재능을 믿어야 하며,

경솔하고 쉽게 변경해서는 안 된다."


기업은 AI를 믿었다.


"AI는 객관적입니다.

인간의 편견을 제거합니다."


하지만

AI가 믿은 것은

재능(才)이 아니라

과거의 관습이었다.


유키는

창의적이었고,

혁신적이었으며,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났다.


그것이 그녀의 재능이었다.


하지만 AI는

그녀의 재능을 보지 않았다.


AI는

'과거에 성공한 사람과 얼마나 닮았는가'만

계산했다.


이것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AI가 특정 인종을 감점했고,


유럽에서는

특정 학력을 과도하게 중시했다.


AI 채용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과거의 편견을

재현하고 있었다.


2024년.

일본의 일부 기업들이

AI 면접 시스템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편향성 제거.

다양성 강화.

능력 중심 평가.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에서

AI는

'순응하는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정약용은 AI 목민관에게 묻는다.


"당신의 AI는

사람의 재능을 보는가,


아니면

과거의 편견을

따르는가?"




[월요일에 계속]

값싼 선택, 비싼 대가.

병제(丙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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