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하시겠습니까?

이전 제3조. 찰물(察物).

by 구현

"제임스 부장님, 긴급 이체 건입니다."


화면 속 CFO의 목소리였다.


2024년 초. 홍콩.

제임스, 재무부 부장.


화상 회의 알림.

발신자: 마틴 리 CFO


화면에 리 CFO가 나타났다.


"제임스 부장,

중요한 인수합병 건으로 긴급 이체 바랍니다.

2,500만 달러를 이 계좌로 이체해 주십시오.

기밀 유지를 위해 다른 팀과는 공유하지 마십시오."


제임스가 화면을 확인했다.

리 CFO의 얼굴.

익숙한 목소리.


"알겠습니다."


이체를 승인했다.


24시간 후,

리 CFO가 사무실에 찾아왔다.


"어제 무슨 이체를 승인했나요?"

"CFO님께서 지시하셨잖아요."

"내가? 나는 어제 출장 중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화면 속 리 CFO는 가짜였다.


딥페이크. AI가 만든 얼굴과 목소리.

2,500만 달러는 사라졌다.


정약용 시대.

아전이 위조 문서를 올리면

목민관은 붓글씨를 살폈다.


미묘한 획의 떨림.

인장의 흐릿함.


그것이 찰물(察物)이었다.


AI 시대.

AI 아전이 위조 요청을 올린다.


딥페이크로 만든 CFO.

완벽하게 합성된 목소리.


인간의 눈과 귀로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다.


凡事必察其詐僞

범사필찰기사위


"모든 일은 반드시

그 속임수와 거짓을 살펴야 한다."


찰물의 핵심.

형식이 아니라 진실을 확인하는 것.


제임스는 절차를 따랐다.

화상 회의 확인. 신분 확인.


하지만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不盡不實, 罪之所由生也

불진불실, 죄지소유생야


"일이 철저하지 못하고

진실되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죄가 생겨나는 연유이다."


형식은 완벽했다(盡).

하지만 진실하지 못했다(不實).


죄가 발생했다.


AI 목민관은

AI 아전이 올리는 요청을 어떻게 살피는가?

화상 회의만으로 충분한가?


사전 암호.

생체 인증.

다른 경로의 확인.


찰물은 진화해야 한다.


정약용은 AI목민관에게 묻는다.


"당신은

AI 아전이 설계한

완벽한 거짓을 꿰뚫어 볼

준비가 되었는가?"




[내일 계속]

62점의 진실.

용인(用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