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오늘 새롭게 시작하면, 내일도 새롭고, 모든 날이 새롭다.

by 구현

1800년대 초.

전남 강진.

유배지.


새해 아침.

찬 바람이 불었다.


마을 사람들은

새 옷을 입고

세배를 다녔다.


다산 정약용은

책상 앞에 앉아

붓을

들었다.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자기 자신의 묘비명.

스스로 쓰는

삶의 기록.


"여기 한 사람이 묻혀 있다.

그는 작년 한 해

게으름에 빠졌고,

분노를 다스리지 못했으며,

백성을 위한 글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정약용은

붓을 멈췄다.


그리고

떠오르는 해를

보며 말했다.


"작년의 나는

이미 죽었다."


매년 새해.

그는 이렇게

어제의 나를 장사 지내고,

오늘을 시작했다.


일신(日新).

날마다 새로워진다.


사람은

데이터가 아니다.

작년에 그랬다고

올해도 그럴 필요는 없다.


과거에 실패했다고

미래도 실패할 이유는 없다.


사람은

스스로를 바꿀 수 있다.


새해 첫날.


모두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메시지를 보낼 때.


AI는

작년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작년에 많이 샀던 물건.

작년에 많이 본 영상.

작년에 많이 검색한 단어.


그리고 예측한다.

"당신은 새해에도

이것을 살 것입니다."


"당신은 새해에도

이것을 볼 것입니다."


"당신은 새해에도

똑같을 것입니다."


알고리즘은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만든다.


당신의 선택을

당신의 데이터로

고정시킨다.


정약용은 꾸짖는다.

"데이터에 갇히지 마라."


인간의 위대함은

예측을 깨는 오늘에 있다.


AI는

작년의 나를 분석하지만,


정약용은

작년의 나를 장사 지낸다.


AI는

내년에도 똑같을 것이라 하지만,


정약용은

어제와 다른 오늘을 다짐한다.


새해는

숫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바뀌는 것이다.


작년의 허물을 묻고,

오늘의 다짐을 세우는 것.

그것이

진정한 새해다.


정약용은

자찬묘지명을 덮었다.


그리고

새로운 종이를 펼쳤다.


"여기 새로운 사람이 태어났다.

그는 올해

부지런히 일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백성을 위한 글을 쓸 것이다."


어제의 나.

데이터.


오늘의 나.

의지.


정약용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작년의 데이터에 갇혀

스스로를 가두는가?


아니면

스스로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가?"


새해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일신(日新)으로 시작된다.




[내일 계속]

승인하시겠습니까?

찰물(察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