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단점
어쩌면 자식 양육과 관련하여 가장 논란이 많은 행위가 체벌이 아닐까 생각한다. 꽤 많은 가정에서 도저히 조절되지 않는 아이를 대상으로 적절한 교육방법이 체벌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안 하도록 막고 그 행동이 왜 잘못되었는지 교육시켜야 하는데, 행동을 막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물리적 폭행으로 겁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물리적 제재의 효과는 꽤 확실하긴 하다. 특정 행동으로 발생하는 신체적 고통은 인간의 본능적인 방어행동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뜨겁게 달아오른 주전자에 손을 대면 뜨겁기 때문에 화들짝 놀라며 뗀다. 날카로운 칼에 손을 대면 베이는 고통을 알기에 칼을 조심히 다룬다. 그렇다면 특정 행동에 대해서 물리적 고통을 가한다면 당연히 그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도 행동을 안 할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아이가 잘못을 해서 체벌을 받는 것은 보호자의 의지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뜨거운 주전자가 뜨겁기 때문에 다치게 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칼이 날카롭기 때문에 다친다는 것은 칼의 목적으로부터 이어지는 당연한 결론이다. 그러나 보호자로부터 행해지는 물리적 고통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선택이고 의지의 발현이라는 점이다.
자식들은 부모에게 예속되어 있다.
특정한 행동을 했을 때 체벌을 받는다는 상황은 일반적으로 어떤 상황일까? 기본적인 부모 자녀의 관계로 생각해보자면 자녀는 부모에게 경제적, 정서적으로 예속되어있다. 자녀들은 부모에 의지로 탄생되어 그들의 가치관으로 교육을 받고 그들에게 받은 재화로 생활한다. 동시에 유년기 청소년기에는 부모보다 신체적 능력도 떨어지는 편이다. 즉 권력이 부모에게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체벌을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특정항 행동을 할 경우 자신보다 강한 힘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신체적 위협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체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그 힘이 없어진다면? 그 방식의 교육을 받은 아이가 타인보다 우월한 지위를 누리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체벌은 받는 이에게 하급자를 대할 때 강압적으로 대하도록 교육한다.
체벌로부터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겠지만 이 한 가지 때문에 체벌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이를 대할 때 무력을 써서라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우리 사회가 전제 군주제나 공산주의 같은 권위주의 사회라면 이런 특성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이고 여기서는 모두가 동등하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아무리 하급자라도 그들을 나의 의도대로 행동시키기 위해서는 설득과 협의라는 방법으로 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위와 힘을 이용한 강압적 수단으로 하급자를 대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모두에게 많이 알려진 사건으로는 땅콩항공이 있을 것이다. 당시 대한항공의 소유자인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는 기내에서 자신의 근로자인 승무원에게 땅콩과 관련한 클레임을 과격하게 한 대가로 후계자 자리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병으로 숨지게 되었고 대한항공의 경영권 전체가 조 씨 가문의 손에서 떠날 뻔했다.
때문에 체벌은 시행되지 말아야 한다. 체벌 외에도 오직 부모로서의 권위를 기반으로 한 모든 행위는 제한되어야 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부모 노릇 해 봤냐고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면 버릇없이 자란다"라고 말이다.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체벌을 하지 말라고 했지 방치하라고 한 적이 없으며 그 이유는 평등을 기반으로 한 설득과 협의를 통해 행동교정이 이루어질 때 훗날 문제가 될 수 있는 태도를 형성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녀는 선택하지 않았다. 태어나는 것, 자라나는 환경, 부모 모든 것은 부모의 선택이고 의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때때로 못난 사람을 만나면 "가정교육을 개판으로 받았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어떤 개인의 삶이라도 부모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체벌보다 설득과 협의가 훨씬 어렵고 오래 걸리며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본인의 선택으로 태어난 아이에게 결점을 주는 것보다는 나의 피곤함과 노력이 들어가는 편이 낫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