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모르지만, 얼굴은 있어야지.
PWA 기반으로 앱을 만들다 보니
언젠가는 마주칠 문제 하나가 있었다.
아이콘과 배너.
홈 화면에 올리려면 아이콘이 필요하고,
앱을 설명하려면 배너 같은 이미지도 하나쯤 있으면 좋겠더라.
기능은 다 돌아가는데,
막상 보니 얼굴 없는 앱 같았다.
문제는 내가 디자인랑은 정말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거다.
포토샵도 못 하고,
색 조합도 잘 모르고,
“이쁘다” “안 이쁘다” 정도만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래서 잠깐 멍해졌다.
이걸 또 어떻게 하지?
이럴 때 나오는 결론은 항상 같다.
그래, 역시 AI다.
함께성경 앱이 어떤 앱인지,
왜 만들었는지,
어떤 분위기였으면 좋겠는지를
말로 쭉 정리해서 설명해줬다.
너무 교회 앱처럼 딱딱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전체적으로는 따뜻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아이콘이랑 배너를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진짜로 뚝딱뚝딱 만들어준다.
몇 가지 시안이 나오고,
조금 고쳐달라고 하면 또 바로 바꿔준다.
보다 보니
“어,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데?”
싶은 게 하나 나왔다.
전문 디자이너가 만든 것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이 앱이 가진 분위기랑은 잘 어울리는 느낌.
따뜻하고, 너무 튀지 않고,
혼자 쓰다가도 괜히 정이 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한글 글씨가 중간중간 깨진다.
글자가 어색하게 잘리거나,
받침이 이상하게 보이거나,
분명 한글인데 한글 같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
수정해볼까 잠깐 고민했다.
근데 곧 포기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도 모르겠고,
괜히 더 만지다가 망칠 것 같았다.
그래서 결론.
흐린 눈.
“이 정도면 됐다” 하고 넘기기로 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내가 쓰기에 불편한 건 아니니까.
아이콘이 생기고 나니까
앱이 갑자기 좀 달라 보이더라.
기능은 그대로인데,
괜히 더 자주 열어보게 되고,
조금 더 내 것 같아졌다.
사실 아이콘이 없어도 앱은 잘 돌아간다.
배너가 없어도 통독은 하고, 기록은 남길 수 있다.
어찌 보면 순전히 있어 보이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래도 괜찮다.
이 앱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전에
내가 먼저 오래 쓰고 싶은 앱이었으니까.
디자인을 잘 몰라도,
완벽하지 않아도,
이제는 얼굴 하나쯤은 생겼다.
그걸로 충분하다.
참고 | 함께성경 www.togetherbibl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