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모드를 붙이게 된 이유
어느 순간부터였다. 다른 앱들을 보다 보면, 다크모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검은 배경에 형광처럼 살아 있는 글자들. 솔직히 말하면 기능적으로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그냥 너무 예뻐 보였다.
대부분의 앱에는 다크모드가 있었다. 있고 없고의 차이가 생각보다 커 보였다. 별 차이 없는 기능인데도, 다크모드가 있으면 괜히 더 잘 만든 앱처럼 느껴졌다. 아직 별것도 아닌 내 웹앱에 그런 걸 붙이는 게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사실 다크모드는 사용자에게 큰 도움을 주는 기능은 아니다. 적어도 이 앱에서는 그렇다.
성경을 읽고 기록하는 데 다크모드가 필수적인 건 아니다.
어찌 보면 그냥 분칠에 가깝다. 앱에 화장 한 번 더 하는 정도다.
그래서 더 망설였다. 이걸 굳이 지금 해야 하나? 다른 중요한 기능도 아직 완벽하지 않은데. 알림도 제대로 안 되는데, 다크모드부터 붙이는 게 맞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도 손이 갔다.
처음엔 생각보다 쉬울 줄 알았다. 색상만 바꾸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손을 대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색상이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았다. 페이지마다, 컴포넌트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이게 CSS에서 관리되는 건지, JS에서 제어되는 건지도 헷갈렸다. 어쨌든 한두 개 바꾸는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색상들을 다시 정리해야 했다. 변수로 묶고, 모드에 따라 바뀌게 하고, 안 바뀌어야 할 것들은 또 따로 빼고. 눈에 보이는 건 색 하나 바뀌는 거지만, 그 뒤에서는 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해야 했다. 정말 말 그대로 노가다였다.
그래도 이상하게 그 작업이 싫지는 않았다. 기능을 고치는 것보다, 오히려 이런 작업이 더 손에 잡혔다. 눈에 바로 보이는 변화가 있으니까. 한 줄 고칠 때마다 화면이 조금씩 달라지는 게 재미있었다.
어느 순간, 다크모드가 완성됐다.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어두워지고, 글자가 살아났다. 그 순간만큼은 괜히 혼자 뿌듯했다.
(사실 중간에 추가한 애들은 다크모드에 안어울리는 곳이 몇군데 있긴하다.)
“아… 이건 좀 까리한데?”
그래서 한동안 계속 만지작거렸다. 색을 조금 더 바꾸고, 간격을 다시 보고, 괜히 켰다 껐다를 반복했다. 사실 앱 기능에는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작업이었는데, 그 완성된 느낌을 참기가 어려웠다.
웃긴 건, 지금도 나는 다크모드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전히 일반 모드가 더 편하다. 결국 이 기능은 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있어 보이고 싶어서’ 만든 기능에 가깝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이 앱이 단순히 기능만 돌아가는 무언가가 아니라, 내가 애정을 들여 만지고 있다는 흔적 같아서다. 쓸모와는 별개로, 이건 분명 내가 즐겁게 만든 부분이다.
아마 이런 기능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이 앱은 점점 내 손때가 묻은 모습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