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쓰기를 필연적으로 해야 한다.
쓰기를 피하면 아마 미쳐 버릴지 모른다.
생각이 많다.
말은 많지 않다.
그래서 생각을 풀어놓지 않으면 그 생각들이 되돌이표를 가동하여 계속 돈다.
해소가 될 때까지 무한대로 돌려버린다.
일기장에라도 쏟아내지 않으면 계속 반복된다.
명상에서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란다.
근데 시시포스의 돌처럼 계속 제자리는 형벌이다.
그리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똑같은 말 계속 반복하는 거다.
똑같은 생각을 반복하는 거 당연히 싫다.
종이와 펜이 있으면 쓴다.
없으면 폰 메모장에 쓴다.
내가 쓴 거 남이 보는 거 싫어서 열쇠 잠금장치가 있는 일기장을 쓴 적도 있다.
뭐 큰 비밀이라도 담긴 듯~~~
지금 생각하면 참 귀엽다.
얼굴에 무슨 생각하는지 다 표 나는 애가 뭘 숨기겠다고.
관종 기질이 있는지 어느 순간부터 여행일기를 전체공개로 쓰고 있었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생각들을 공개적으로 적고 있다.
쓰는데 거침이 없는 나 글쟁이라 이름 붙였다.
내가 나를 그렇게 칭하겠다는 데 뭐?
지금 세상엔 글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
내가 써 내려가도 아무도 읽지 않을 수 있다.
잠글 필요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