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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 Jul 03. 2022

아프리카 여행_데드블레이

운전 중에 차가 모래늪에 빠지다

데드 블레이로 향하는 모래길


  오후 1시. 듄 45에서 데드블레이까지는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지만 가는 길은 매우 험난했다. 모랫길을 뚫으며 가야 했던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데드블레이에 가기 위해 국립공원 투어 차를 타고 데드블레이로 간다.


  그러나 우리는 일반적이지 않지. 우리는 굳이, ‘굳이’ 직접 운전해서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나미비아에서 4륜 구동 차량을 빌린 결정적 이유였다. 데드블레이 입구에 두 명의 공원 직원들이 있길래 데드블레이로 가는 길을 물었는데 그들은 미심쩍은(?) 눈길로 ‘너희가 직접 운전할 거냐’고 물었다. 우리는 ‘그렇다’고 답했고 그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마치 무언가를 예견하기라도 한 듯이...  두 직원 중 한 명이 길을 알려주며 가는 길 내내 핸들을 계속 좌우로 꺾으며 운전하라고 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 채 일단 ‘알겠다’고 대답한 나는 데드블레이로 곧장 향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엄청난 모랫길이 펼쳐졌고 타이어가 모래 늪으로 자꾸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바퀴도 자꾸 헛도는 것 같았다. 이윽고 나는 직원이 왜 좌우로 핸들을 꺾으면서 가라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바퀴가 헛도는 느낌이 있을 때마다 핸들을 좌우로 돌리니 모래 늪에서 차가 빠져(?) 나오는 느낌이 드는 것! 그렇게 10분쯤 갔을까. 더 이상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차가 모래 늪에 완전히 빠지게 된 것. 완. 전. 히... 타이어 터진 지 6시간 만에 이번에는 차가 모래 늪에 빠졌네요, 하하. 어떻게든 빠져나가 보겠다며 풀로 액셀을 밟았지만, 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 엔진에서 허연 김이 뿜어져 나왔다. 



  바로 그때 뒤에서 투어 차 한 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 있던 직원 둘 중의 한 명이었다. (적당히 이 시각쯤 되면 차가 빠져있을 거라는 계산을 했을지도) 그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다가와 돈을 내면 차를 견인해서 입구 쪽에 세워둘 것이며 투어 차로 데드블레이까지 데려다준다고 했다. 흥정하고 말고의 여지가 없었다. 


  데드블레이 도착하니 1시 반쯤 되었고 직원은 우리에게 3시쯤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데드블레이로 가는 길은 뭔가 ‘이 길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불타는 태양 아래 족히 20분은 걸어감. 길이라고 ‘추정’되는 곳을 걸으면서도 방향을 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자꾸 뒤를 돌아봤다. 걸어온 길을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다다른 오르막길. 그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니 거짓말 같은 장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데드블레이(죽은 물웅덩이). 한때는 호수였지만 오래전 강렬한 태양으로 인해 그대로 바짝 말라버린 뜨거운 땅. 오래된 고목은 900년이나 된다고. 검게 말라죽은 나무들은 사막을 배경으로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에 서 있자니 마치 외계 행성에 온 기분마저 들었다. 그늘 하나 없이 태양의 강렬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사진을 정말 많이도 찍었다. 나무 모양을 따라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점프샷도 찍으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얼마나 재미있게 놀았냐면 저녁 씻으려고 신발 벗고 보니 발등에 샌들 자국이 선명... ㅎ_ㅎ



  오후 3시. 국립공원 차를 타고 우리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저 멀리 우리 차가 보이기 시작했다. 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한 후 우리 차에 올랐다. 다이내믹했던 나미브 사막 투어를 마치고 이제는 스와코프문트로 갈 시각이었다.


다이내믹했던 나미브 사막 안녕



https://youtu.be/4YkwXAfJ7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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