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안덕면 사계리 해안로 탐방(길생태 해설사 강의 중)
9월 24일의 기록
사계리(沙溪里)는 안덕면에 속하는 법정리. 안덕면 남서쪽 끝마을로 1000여 세대에 2,300여 주민이 살고 있다. 동쪽에 화순리, 서쪽에 대정읍 인성리와 상모리, 북쪽에 덕수리와 대정읍 안성리, 남쪽에는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고 북동쪽에 산방산(395m), 북서쪽에 단산(158m)이 솟아 있다. 북쪽의 우뚝 솟은 지형과 남쪽 약 2.7Km 가량 해안선이 펼쳐져 있다. 용머리 해안, 형제섬이 멀리 보이는 아늑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날이 오락가락했다. 가을비가 새벽에 잠시 내리기도 했기에 우비와 접는 우산까지 챙겨 들고 나선 하루.
지인의 차로 함께 길생태 수업을 들으러 갔던 지난 수요일.
제주 중심에는 한라산이 우뚝하다. 여기저기 모습을 달리하는 한라를 제주 사는 우리는 수시로 만나게 된다.
제주시에 사는 이들은 길을 가르쳐줄 때 한라산 방향으로~라고 말하기도 하니 어디서나 기준점이 되어주는 커다란 윤곽이라 할 수 있는데, 중앙의 한라산에서 누가 뚝 떼어 던져낸 덩어리가 산방상이라 했다. 힘도 좋지 저걸 번쩍 들어 던지다니. 누군지를 까먹^^. 여하튼 그추룩(그토록) 한라산과 산방산은 닮은 점이 참 많다고 한다. 산을 이루고 있는 커다란 암석도 조면암으로 같은 종류라 하니 어느 거인이 던졌으려나, 신기할 따름이다. 우린 이 믿거나 말거나 뻥을 즐거이 듣는다.
제주 토박이인 우리 강사 샘 말씀으로는 어렸을 적에 너 한라산 많이 올라감시냐? (제주어 제대로 했나 모르겠다) 하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데 그때 한라산은 진짜 한라산이 아니라 바로 이 산방산을 가리키는 것이었단다. 산방산은 안덕에 사는 이들에게 앞산처럼 자주 오르는 산이었고 친근한 곳이었단다.
그런 산방산은 제주에서 가장 젊은 용암을 볼 수 있는 소금막 일대의 '용암지대'를 이루고 있고, 용암돔으로 대표되는 곳이며 해안가를 둘러싼 지층이 꽤나 아름답다. 용머리해안은 조금 높은 곳에 올라서야 제대로 보인다. 죽 목을 빼고 바다에 발을 담그고 막 하늘로 날아가기 전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참고로 제주시 공항 근처에도 용머리해안이 또 있다. 예전엔 용이 자주 출몰했으려나?!)
우리는 마침 바닷물이 거품을 일구며 파도쳐 들어오는 시간에 해안가를 걷게 되어 발을 적신 사람도 있고 간신히 바위 위로 껑충 뛰어오르기도 하며 걸었다. 파도가 혀를 넘실대며 삼킬 듯 다가오고 바위는 삐쭉삐쭉하니 가는 길이 험난했고 여전히 낮은 더웠다.
황우치 해변에 이르러 바위 구멍으로 산방산을 올려다볼 수도 있는데 한창 수풀이 우거져 있어 멋진 그림을 만날 순 없었지만, 시원한 날 썰물일 때 그곳을 걷게 되면 매력적일 장소임에 틀림없다.
용머리해안
한 번 걸은 길을 다시 한번 차분히 되짚어 복습해 걸을 수 있다면 더 그곳이 가슴으로 쑥 들어오는 명소가 될 것이다. 간략하게라도 너무 늦지 않게 자주 제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630을 찍고 찾아가면 된다. 근처에 차를 두고 해안선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그날이 주는 자연을 만끽하시길.
#산방산 #사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