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첫 순간 _ 여덟째 날

by 완두콩

안녕 아가야.


오늘은 너에게 여덟 번째 편지를 쓰는 날이야. 어느덧 2cm의 크기를 뽐내며 콩콩콩 심장 소리를 내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기특한 우리 아가. 이렇게 매주 무럭무럭 크는 모습만으로도 감사하고 기특해하는 엄마의 마음이, 너와 함께하는 앞으로의 시간에도 유지되길 소망한단다.


여전히 너와 함께 하는 일상에서 겪는 낯선 몸의 변화에 엄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우왕좌왕하지만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보람을 느끼기 위해 작은 노력을 하고 있단다.


아직도 엄마는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100% 알지 못하고 여전히 탐구생활을 지속하고 있어. 어떨 때 보면 고집도 강하고 거침없는 성격으로 보이는데 이상한 구석에서 원하는 걸 말하지 못하고 눈치를 본단다. 아직도 왜 그런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원하는 건 분명히 말하자'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야.

엄마와 아빠가 연애할 때였어. 카페를 갔는데 딸기케이크가 정말 맛있어 보였단다. 그래서 엄마는 "우와! 딸기케이크 맛있겠다." 말했었지. 그런데 아빠는 커피 두 잔만 시켰단다. 엄마는 그 당시에 너~무나 속상해서 이 세상의 온갖 짜증을 다 부리고 서운하다고 말했었지.


반면 아빠는 딸기 케이크를 사달라고 말하지 않아서 안 시켜도 되는 줄 알았다고 얘기했었어. 엄마는 딸기 케이크가 맛있겠다고 말한 게 곧 딸기 케이크를 사달라는 의미다라며 주장을 했지. 이 사건은 엄마 아빠가 지금도 '딸기 케이크 사건'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주 큰 사건이란다.


딸기 케이크가 부른 싸움과 여러 장면들을 비추어보면 엄마는 '빙빙 돌려서' 말하는 면이 있고 내심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다라는 욕심을 갖고 있었어. 하지만 말한 것처럼 그건 엄마의 욕심이었고, 사람의 행동이든 어떠한 것이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마치 직선처럼 말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

여전히 두리뭉실한 표현으로 아빠를 깊은 고민에 빠뜨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해. 우리 아가가 함께했을 때 엄마의 알다가도 모를 표현방식으로 혼란스럽지 않도록 단단하고 분명한 엄마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겠다. 그렇지?


우리 아가 덕분에 아빠와 함께하는 대화의 주제가 보다 다양해지고 깊어졌단다. 막연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린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 하는 많은 고민들을 주고받고 있어. 분명한 것은 우리 아가와 많은 시간 함께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고 싶다는 거야.

대화가 끊이지 않는 우리 아가와의 저녁식사 시간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뭉클하구나.

그런데 엄마가 요리를 많이 못해... 그래도 최선을 다해볼게.

(아빠가 요리를 잘하는데 우리 아빠에게 주방을 맡길까?)


엄마 아빠에게 즐거운 기대를 안겨주어 고마워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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