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7

스마일 문방구

by 계영배





스마일 문방구





어릴 적 초등학교 정문 앞에

대문짝만 한 문방구가 있었다




이름은 스마일 문방구였는데

사장님은 웃지 않았다.




인사도 잘 안 받아주는 모습이

영 못마땅했던 우리는




심통난 표정 일색이던 아저씨를

골려주기로 했다




범행 대상은 계산대 옆을 항상 지키던

번쩍번쩍 금화 모양 초콜릿이었는데




크기도 작고

맛도 있는 것이




작업하기에도 좋고

장물 처리도 손쉬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거사를 계획한 우리는

이인일조로 팀을 짰다.




한 명은 망을 보고

한 명은 초콜릿을 훔치는

구조였는데




열 살 생애 처음 느끼는

낯선 흥분감에




하나에서 시작한 초콜릿 개수는

한 번에 다섯 개씩 훔치는 정도로

덩어리가 커졌고




열 살짜리 애들 넷은

어느덧 서로의 스킬을 품평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일진도 뭣도 아닌

작은 간을 가진 애들은




커져가는 불안감에

프로젝트 중단 시점을

각자 암묵적으로 타진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6학년 형아가

오토바이를 훔치다 걸려

파출소로 끌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잡범들의

금화 프로젝트는 그날로 끝이 났고




우리 넷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간 후




그렇게 사십여 년이 흘렀다




스마일 문방구 아저씨는

정말 꼬마 도둑들의 존재를 몰랐었을까




반백살이 다된 지금

아들이 말할 때 벌어지는 코평수 크기만 봐도




말의 진위 여부는 물론

행위의 부도덕성 정도까지 가늠이 되는데




예순은 족히 넘어 보이던

스마일 문방구 아저씨가




과연 초콜릿 도둑들의 존재를

정말 몰랐었을까




새 학년 첫날부터

별 시답지도 않은 일로

애를 잡으며




자신은 뭐 엄청 똑바로 사는 듯

일장 연설을 늘어놨던 내게




신은 급 스마일 문방구 프로젝트를

상기시키며 말씀하신다.






"너나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