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109

빙산 전체를 쓰고 싶어 하는 토마스에게 맥스는 말했다

by 계영배

Zhang Yingnan(Chinese, b. 1981)
Solitude , 2011

Oil on canvas

80.5 x 100 cm



빙산 전체를 쓰고 싶어 하는

토마스에게 맥스는 말했다






"소설은 빙산의 일각이 되어야 하고

바닷속 나머지는 독자의 몫이다"





시정이 과히 넘쳐흐르는 덕에





외국어로 번역이 어려웠을 정도로

독특한 문체로 유명했으며





영화 지니어스 Genius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20세기 초, 미국 문학의 천재

토마스 울프 Thomas Wolfe는





특히 인물의 성격과 풍경 묘사에

뛰어났다





그러나 기차 출발 장면만

몇십 장을 쓸 정도로

장황한 문체와





글구성에 대한 무지는





줄곧 그의 발목을 잡았





여러 박스에 담겨 올 만큼

방대한 양이었던

그의 소설은





어떤 편집자도 읽어주지 않았는데





90,000 단어를 삭제한 후에야 그는





첫 소설

Look Homeward, Angel

천사여, 고향을 보라(1929)를

발표하게 되었고





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국 편집자이자





F. 스콧 피츠제럴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역사적 거장들의 편집을 담당했던





Scribner의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 Maxwell Perkins

작가와 투쟁하며 이뤄낸 결과였다





"이 에피소드를 6천 단어 줄여야 해"

"책을 20만 단어 줄여. 내가 도와줄게"





퍼킨스는 말 그대로

매일 울프를 가르치고 지도했





토마스 역시 자신을 발견하고

잠재력을 깨닫도록 도와준 것에

감사했었다.





그러나 성공이 독이었을까





"내 글의 가치를 인정해 준 첫 번째 사람"

이라며 감사했던 마음이





"내 성공의 몫을 가로채는 사람"으로

바뀌면서 둘은 언쟁이 잦아졌고





결국 헤어져 병을 얻은 작가는





38세 이른 나이에

편집자 맥스웰에게

감사와 후회가 담긴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










글을 쓰다 보면

내 글에 빠져든다





내 슬픔

내 고통





나만이 알고 있는

세상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저만의 연민에 빠져

내 글이 늪이 된다





아무도 안 읽어 준다고

야속해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리도 절절한데

이리도 깊고 진한데





넘들만 몰라주는 게

그저 야속할 때도 있었고





어쩌다 듣는 섭섭한 의견들은

맘에 두고두고 잊히질 않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 상황은 내게만 중하고

내게만 심각한 것





내가 다쳐놓고

상대가 안 운다고

화내고 토라지는 것





알게 모르게 모든 위대한 글은

정곡을 찔러주는 이가 있었고





거듭나는 길은

그 침을 함께 견디는 것





자신의 글에 난도질을 하자

화를 내는 토마스를





맥스웰은 한마디로 짧게 보낸다





"4년 간 오로지 이 글에 매달렸는데

자르자 하니 내 심장을 잘라내는 것 같군.


톨스토이가 자네를 만났으면

'전쟁'만 남았겠지?


헤밍웨이한테는 이런 짓 안 했겠지?"





"생각은 커도 글은 간결해야지."





아픈 조언은 살이 된다

강할수록 더 좋다




Genius | Official 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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