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의 일기

노래가 데려다주는 품

by 임설

옛날의 노래를 들으면, 그때가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방 안으로 스며들던 오후 햇살, 부엌에서 끓는 국물 냄새, 골목길 너머에서 들려오던 아이들 웃음소리.

그 모든 게 한 장면처럼 펼쳐진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그 소중함을 잘 알지 못했다.

아마도 나는 나를 너무 미워하느라, 그리고 너무 버티느라 바빴던 것 같다.

어렸을 적, 세상에서 제일 보고 싶은 엄마와 아빠는 이미 나와 다른 하늘 아래 계셨으니까.

그 빈자리는 매일같이 있었고, 나는 그 빈자리를 외면하는 법부터 배워야 했다.


노래가 흐르는 순간, 나는 다시 어린 내가 된다.

울먹이며 혼잣말을 하는 나에게, 그때의 엄마 목소리가들려오는 듯하다.


“울고 있을 땐 눈을 들어 하늘을 보렴.

구름이 오늘은 무슨 모양인지,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그걸 보다 보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거야.”


그리고 뒤이어, 아빠의 낮고 든든한 목소리가 잇따른다.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세상에 너보다 소중한 건 없어.

혹시 힘들 때면, 네가 걸어온 길을 한번 돌아봐.

아빠는 늘 거기서 네가 잘 걷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을게.”


나는 그 말들을 듣는 척하다가도, 결국 눈물이 차올라 고개를 숙인다.

왜 그때는 이런 말을 못 들었을까, 왜 더 오래 곁에 있어주지 못했을까.

그러다 문득, 노래 속 가사가 엄마·아빠의 목소리와 겹쳐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