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금연 시도
아줌마 흡연자로 살면서 자주 비굴함을 느꼈다.
노부모가 걱정할까 봐 비밀, 회사 꼰대 앞에서도 비밀, 시댁에도 비밀, 애 친구 엄마나 선생님에게 비밀비밀….
별것도 아닌 데 당당하지 못한 게 너무 혐오스러울 때 한 번씩 금연을 시도했다.
일단 흡연욕이 생길 때마다 물을 마시라는 둥, 오징어나 다시마, 은단 등 대체 식품을 먹으라는 둥, 양치질을 하라는 둥은 해 봤지만 모두 내겐 헛소리.
그 중에 효과 있었던 것?
흡연 장소에 도표 붙여 놓고 O, X 표시하는 방법. 요건 한 서너 달 갔다.
결정적으로 성공(끝까지 다시 안 피운다면)한 방법은 금연초다. 떨어진 부스러기, 불똥으로 빵꾸 난 스카프를 보면 아, 내가 정말 이러고 살아야 하나 너무 싫더라. (이러느니 그냥 담배를 피우지 싶기도 했지만 애초에 끊고 싶었던 원인은 분명하니까.) 그러다 보니 금연초 두 갑만에 안 피우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했던 건, 나를 속이는 것.
아무리 금연초로 정이 떨어졌대도 흡연 욕구는 계속 생겼으니까.
그 때마다 나는 댬배를 모른다, 나는 담배 피울 줄 모르는 사람이다 이러면서.
말이 좋아 마인드콘트롤이지, 그냥 내 욕구를 모른 척하는 것.
안팎으로 누구에게나 떳떳하게 똑 같을 수 있었다면 흡연자로 계속 살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