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흐름에서

암 수술중 만난. 향기

by 금송

매 순간 마찰 속에 부딪치는 역동적인 공간들!

만남은 아무렇게나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아프게 부서지기도 하고 채워지기도 한다. 스스로에게도 묻는다.

내가 머문 자리에서는 과연 어떤 향기가 남겨져 있을까?

은은한 향기? 후리지야, 코코아, 레몬 향기 속에 담긴 이웃들도 만났다.


젊은 여성들,73년, 78년, 80년생들이 모인 그 향기에 취해 버렸다.

내 기억 속에 영원히 기록되리라. 그들 모두 암 환자들.

그 아름다운 품성, 그 향기의 내음 세상에 보이지 않는 공기처럼 어우러진,

진정한 어울림 마당에 가치가 고요 속에 숨어있다.

마치 지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주변을 은은히 감싸 안은 것처럼,

반짝이는 별같이 별천지다.

고통의 통로를 통해 성숙한 이들의 삶은 요란하지 않다.

욕심, 우쭐됨, 포장된 자아의 이기심 없이 순수한 이웃들,

조화와 부조화가 만나 비로소 진정한 내면의 평온을 마주하고 있다.

나를 지탱하고 있는 소중한 가치들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발한다.

묵묵히 제 역할하는 땡땡 간호사, 각자가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손길들.

소통과 연대로 나를 이어주는 제1한강교처럼 말이다.


우리가 걷는 이 길이 각자가 힘들지라도,

언제나 자기만의 소중한 희망을 기다린다.

삶의 아름다움을, 완성해 가는 조금씩 다듬어 가는 수행자의 긴 여정이다.

타오르는 불꽃만큼 뜨거운 열정은 아니어도,

그 열정이 재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위해 말하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마지막이 보이지 않는 진심 속에서, 지혜의 목소리를 찾아 헤매고 있나?

내 몸 안에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지혜와 새 삶의 빛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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