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외로움
예술에 의존하게 되는 게
나는 이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정말 어디 투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한 거 없이
다 가졌지만, 아무것도 없는 기분.
그 어떤 걸로도 채워지지 않는 뻥 뚫린 캄캄한 외로움.
나는 왜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면서도
자처해서 소외감을 느낄까?
자처해서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최대한 웃으며 말을 섞어보려는 데도 마음 한구석이 다운되는 텐션. '하나도 웃기지 않아..'
'부럽다..! 나도 나를 필요로 하는 친구가, 내편을 들어주는 가족이, 나를 1순위로 아끼는 연인이 있었으면...'
'왜 내 말을 또 끊었지?'
'아까 설명이 부족했는데, 오해하진 않을까?'
'나는 모르는 얘기네'
'내가 빠져도 아쉬워하는 사람은 없구나'
'서운함을 얘기하면 피곤해하겠지?'
피해의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자존감이 떨어졌단 뜻이겠지? 호르몬 문제일까?
한 동안 별일 없이 행복했었는데,
몇 년 전처럼, 아니다. 두 달 전쯤에도 그랬듯
내가 또 나를 한심해하고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나?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것만으로 다행인가?
글쎄, 비슷한 말이지만...
스트레스받고 있는 치부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도,
내가, 아니 서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가족도,
확신을 주는 연인도,
예정된 수입도,
지금은 없다.
죽었다는 건 아니고..
늘 없었는데 까먹고 지냈거나
어느 하나 문제없는 일상인데, 내 마음이 닫혀버린 상태 거나 일 텐데
내가 욕심쟁이라 바라는 게 많고, 까다롭고, 예민하고, 감사함을 모르고, 이상이 높은 걸까?
그림을 그리면서도, 작가노트를 작성하면서도, 전시갤러리에 걸린 작품을 설명하면서도
'사회에서 소외되는 개인'에 대한 내 생각을 나열하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가 있다. 사회가 나를 소외시켰나?
사회는 상황에 따라 누구나에게 못되게 굴곤 하는데
그게 그냥 크게 와닿지도 않고 상관없이 자연스레 무시하는 게 되는, 해맑은 구김 없는 사람들도 있더라.
사실상 사회에서가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소외감을 느꼈던 나..'
이게 내 치부이자 결핍이고 재료라는 사실..
사랑을 받다가도 돌고 돌아오는 외로움의 챗바퀴에
내 옆을 지키고 있는 고마운 누군가들이 다칠까, 지쳐갈까 미안하고 작아진다.
누군가는 이 미안함을 멈추고 싶어 선택을 하는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