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해 걷는 열걸음_최진석>
서울고법에 계신 분 중 한 분을 우연히 알게 된 후 지적으로 존경하게 됐다.
법조 기자로 활동하며 나름 똑똑하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이 분은 논리의 근거와 사고의 체계 그 결이 달랐다.
그래서 문득 책을 추천 받아 읽고 싶어졌다.
가끔 저녁 자리를 함께 하는 것만으로는 내 지적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래서 2025년 10월의 마지막 날 대뜸 요청을 드렸다.
"부장님 뜬금없이 너무 막연한 부탁입니다만 혹 읽어볼 책을 한권 추천해주실 수 있을지요. 직접 추천해주시는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통화를 나누면 더 적절한 책을 고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책을 통한 대화를 이곳에 조금씩 공유를 해보려 한다.
첫 책은 최진석 교수의 '나를 향해 걷는 열걸음'이다.
"저는 요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은 아주 먼저 쉬운 책으로 하나를 해봅시다. 이 책은 내면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한 리트머스지, 바로미터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우리가 다 한번쯤은 읽어본 '돈키호테' '어린왕자' '노인과 바다' '데미안' '동물농장' 등 10권의 책을 우리의 내면, 자아에 초점을 맞춰 색다른 관점으로 해석한 것이다.
공감가고 감명 깊은 대목마다 책 페이지를 접다 보니 원래의 모양이 으스러졌다.
추천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기자라는 직업을 하며 '건강만 잘 챙기면 된다' 라는 식의 일차원적인 목표만을 추구하는데 급급했었다 보니,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할 여유도 많지 않았어서 더 깊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결국 '자기'라는 단어가 핵심이에요. 동양 철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단어예요.
'자신'이 아니라 '자기'에요. 보통 자신이라고 하면 우리가 외부에서 보이는 자기의 모습을 이야기하는데.
자기라고 하면은 내부에 있는 우리가 정의를 할 수 있는 생명의 요체. 그걸 이야기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걸 찾아가라는 것이 '나를 향한 열 걸음'이에요"
예컨대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사투 끝에 뼈만 남은 황새치만 덜렁 갖고 왔지만,
외부로 보이는 모습으로서는 정말 하찮고 별 볼 일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자기의 내면은 그만큼 더 가득 차게 된다는 것이다.
첫 책인만큼 책을 어떻게 대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책은 어떤 식으로 읽느냐가 중요해요"
"자기 일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되는 걸까요?"
"그렇게 읽으면 사람들이 책을 안 읽지 머리 아파서. 책을 읽는 것은 공부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심심할 때 펴보는 거예요. 그리고 이해되면 이해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버리는 게 책이에요"
"대신에 책은 종이책을 사라는 거예요. 책을 자꾸 제목만이라도 보라는 거예요.
그러면은 내가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을까 이 질문 자체는 계속해서 하는 거거든요.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여기까지 가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거예요.
저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가를 내가 기억을 하려는 것은 '공부'인 거고"
"책을 근처에 항상 두라는 말씀이시군요"
"왜냐하면은 책이라는 것은 원래 장식품이에요. 인테리어 느낌.
장식품은 돈 주고 사야지. 그러니까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는다. 그런 것은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아래는 책을 읽고 스스로 먼저 느꼈던 바를 정리한 것이다.
편안하려고 하면 안되고 불편함을 느끼고 깨나가야 한다
세상이 정해 놓은 행복을 추구하려 하지말고
자신만의 행복을 생산하자
편안함으로 회귀하지 말고
불편함에 주목해 이를 고쳐나가자
자기 자신에 대해 숙고하는 수고를 끊임없이 해나가자
별과 책으로부터 배우지 말고 피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라
내 안에서 솟아나는 무언가에 집중하자
요즘은 밖에 돌아다닐때 좀처럼 노래를 듣지않고
책을 읽으며 사유하고 싶다
시끄러운 노래는 나를 돌아보는 사고를 마비시킨다
현상을 유지하며 더 나아가지 못하게 눈과 귀를 가린다
세속에 깊이 연관된 직업을 가진 나로서는 부단히 실천해보고 싶은 삶의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