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지 않은 일을 꼭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by 담현

나는 첫 번째 회사에서 만 3년을 일하고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하고 있는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사실 이 생각은 입사한지 2-3달 때 즈음부터 들기 시작했는데, '조금 더 해봐야 하나?', '내가 여기서 그만 두면 이 일은 누가하지?', '내가 이 일을 하기 싫다고 하면 너무 건방져 보이려나?'와 같은 지금 보면 꽤나 소심한 생각들 때문에 결국에는 그 회사에서 3년을 버티게 되었다.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고 내가 회사를 그만 두면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너가 회사를 그만두어도 이 회사에선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라는 친한 대학 선배의 말이 그때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버티며 회사 생활을 지속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업무가 내 커리어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업무를 하는게 괴롭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내가 했던 업무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수집해서 정리하는 일이었는데, 나는 이 업무가 전혀 재밌게 느껴지지 않았고 내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물론 내가 다루었던 데이터는 서비스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한 데이터였고 내가 했던 작업은 엄청난 정확도를 요구했던 작업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일에서 전혀 보람을 느낀다거나 성취감을 찾지 못했다.


데이터를 정리하는 업무는 나에게 정말 맞지 않았지만, 이 회사에서 재밌게 했던 업무도 있었다. 그건 바로 서비스 기획 업무였다. 직접 서비스 화면을 그리고, 정책과 기능을 정의하고, 디자인을 입히고 실제 서비스로 개발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롭게 느껴졌고, 서비스가 완성되었을 때에는 말로 다하지 못할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이 업무는 나의 주 업무가 아니었고, 프로젝트성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지속하여 하기는 어려웠다.


서비스 기획 프로젝트를 마치면서 서비스 기획 업무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 회사에 더 이상 있으면 안되겠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의 이직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지금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 서비스의 기획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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