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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우 Apr 26. 2023

나는 회피형 인간입니다.

Joy의 자기소개

나그참파라는 추천받은 향초를 태우며 글을 적어 내려가려고 하니, 벌써부터 또 글이 쓰기 싫어집니다. 지금 열심히 집필을 마음먹으며 글을 쓰고 있는 어른용 동화를 잠시 내려놓고 브런치로 도망쳐왔더니 또 이모양입니다.


저는 천상, 변하기 어려운 회피형 인간인 듯싶습니다. 회피형 인간이라고 하면 보통 하고 싶지 않은 일에서 도망치려고 한다. 끈기가 없다. 비겁하다 등 부정적인 단어들만 종합선물세트로 가지고 있는 그런 단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방향을 다르게 겨냥해 보면 회피형 인간은 실패하는 인간군상이 아닌 성공한 사람들의 이면 중 하나가 아닐까 하고요. 그러면 본인 자랑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잘난 사람입니다."


정확히는, 잘난 회피형 인간입니다.


이렇게 맥락 없는 잘난 척이 또 어딨냐고 돌을 던지기 전에 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기 바랍니다. 우선 저는 Joy N Job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다양한 N잡을 실천 중인 N잡러입니다. 여기서 기가 탁 막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우리 같은 회피형 인간인 줄 알고 동질감을 가랑비만큼 느꼈는데 이제 와서 갓생을 살고 있는 N잡러라고..? 


돌을 두 개나 양손에 들고 있는 거기 당신,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지금부터 회피형 인간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볼까 싶으니까 말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N잡러입니다. 그러나 현재 수익이 나고 있는 N 잡은 단 1개뿐입니다. 그렇지만 하고 있는 N 잡은 현재 4개가 넘습니다. 본업인 직장인을 시작으로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 중인 저의 N 잡은 컨설팅 프리랜서(자세한 내용은 매거진 나의 N잡일지에서 소개드리겠습니다). 나머진 뭐냐고요? 열심히 기획하고 현재 의뢰를 주어 제작은 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불분명한 어플 만들기가 우선 있고요. 그다음은 맨 앞에 이야기했듯 잠시 때려치우고 온 동화책 쓰기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사람들은 고개가 갸우뚱 해지겠지요. 애 뭔가 하는 거는 많고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끝을 맺은 게 많이 없네? 실속이 없는 친구인가? 이런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처음에 이렇게 N잡을 진행하면서 끊임없이 저 자신에게 던졌던 부정적인 먼지뭉텅이였으니까요. 아, 방금 전에 N잡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님!


브런치 작가라면 모두가 설렐, 합격 안내 이메일 



이쯤 되면 다시 짱돌을 꺼내려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사람들이 생길 것 같아서 결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50만 원 정도를 투자한 어플은 기획단계부터 시작해서 5개월 정도를 걸쳐서 이제는 마켓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잠시 때려치우고 왔다던 동화책은 6개월에 걸쳐 더디게 작성이 되고 있지만 워드 페이지 66페이지가 넘는 나름 괜찮은 분량을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회피형 인간치고는, 꾸준히 노력한 기미가 조금은 보일까요?


저는 사람이란 바뀌기 어려운 동물이고, 특히나 본질적인 형태는 불변의 속성을 띈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이해력이 빨랐고 호기심이 좋아서 상상을 하고 꿈속에서 나래를 펼치는 일을 즐거워했지만 막상 시작을 하면 금세 질려버리는 전형적인 꿈 많은 회피형 인간이 바로 저, Joy였습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회피형 인간으로서 꿈을 이루고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회피형 인간이 좋아할 만한 환경을 만들자!


나는 회피형 인간이다. 그러니까
회피형 인간이 성공할만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자!


단적인 예시를 조금 들어보자면, 갑작스레 백만다운로드를 앞둔 어플을 만들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우면 바로 어플 기획안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획안까지는 어찌어찌 만들었다고 해도 그 이후에 개발자를 찾는 과정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 마침 어른들이 봐도 힐링을 할 수 있는 동화책을 써보자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열심히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새벽. 새벽감성을 즐기면서 뿌듯해하는 것도 잠시, 글을 쓰는 것은 참 지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럴 때 이렇게 브런치를 켜고 그저 생각나는 대로 평소에 생각하던 자기 계발 글을 끄적여볼까?라는 마음으로 글을 주야장천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제 이야기였고, 회피형 인간이 무언가를 꾸준히 하기 위해 나 자신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결과였습니다. 여기까지 회피하지 않고 꾹 참은 채 읽어준 당신들께 짱돌을 하나씩 선물로 드리고자 합니다. 필요가 없다면 조금은 아쉽네요.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내가 회피형 인간이라는 것을 자책하지 말고, 당신이 회피형 인간이라는 것에 자책하지 말자고. 대신 회피형 인간임에도 성공할 수 있는 행동을 시작해 보자고. 의외로 회피형 인간이 시작은 잘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다만 무언가를 하다가 잠시 질릴 때, 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다른 일을 시작해 보는 거죠. 결국 내가 하는 일이고 나 자신이 성장하는 일이라면 형태는 상관이 없어요. 무엇이든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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