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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클레어 May 08. 2022

싱가포르의 육아 대디를 보며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려본다

근래 들어 주위에 하나, 둘 첫 아이를 가진 집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우스개 소리로 그 아기들을 '코로나 베이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를 육아하는 방식은 각 집별로 천차만별인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아빠가 육아를 전담하고 엄마가 회사 일을 하는 경우이다. 보통은 반대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경우가 더 눈에 띄는지도 모르겠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첫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이 아빠가 아이를 엄청 잘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감동적인 것은 이 아빠의 마음가짐과 태도이다. 싱가포르는 아직까지도 재택근무가 일반적이다. 그래서 혹시라도 집에서 일하며 신경 쓰고 걱정할 엄마를 배려해서 매일같이 회사에 나가라고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덕분에 이 엄마는 매일같이 사무실에 나가서 온전히 일에만 집중하고 심지어 토요일에도 오전은 개인 시간을 가지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이 반대의 경우라고 생각해도 남편은 매일 같이 회사에 나가고 주말에도 오전은 개인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 이렇게 자상하게 배려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쉽지 않은 일다.




주스를 나눠마시며 즐거운 아빠와 아이





작년 말 한국에 갔을 때의 일이다. 휴가로 간 것이긴 하지만 여의도 사무실에 이틀간 나가야 했다. 그래서 남편이 아이를 보고 잠시 사무실에 올라가서 일도 보고 점심도 먹었다. 그런데 멀쩡한(?!) 젊은 남자가 아이를 데리고 사무실 근방을 헤매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는 남편의 후일담이 있었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인식에는 여자가 아이를 보는 것은 당연하지만 남자가 아이를 보는 것은 어딘지 어색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막상 육아를 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체력을 소모하고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것을. 때문에 육아는 체력적으로 유리한 남편에게 더 어울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두 손 꼭 붙잡고 산책 중인 부녀




다만 어떤 일이 어떤 사람에게만 전가될 수는 없는 법. 엄마가 세세한 것을 챙기고 정서적인 부분을 관리한다면 아빠가 몸을 쓰는 일을 챙긴다거나 하는 식으로 육아를 분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여하간 육아에서 아빠의 역할이 결코 소홀할 수 없다는 것을 '싱가포르의 육아 대디'를 보며 느끼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이른 시기에 완전한 '파이어족'이 된다고 해도 그 역할분담과 함께 하는 생활은 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홈스쿨링을 하고 세계 어디를 가서 살게 된다고 해도 엄마, 아빠 모두 육아에 공동으로 기여하고 또한 생활의 각 영역에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가 크고 나면 아이 역시 가족 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가족은 누구 하나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노력으로 일궈지는 것임을. 둘째 출산을 바로 다음 주로 앞둔 이 아침 생각해 본다. 남편, 첫째, 그리고 이제 둘째와 함께 이루어가는 행복한 가정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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