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지는 아침이란

5 어떻게 하면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게 될까

by 박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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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회장은 평생 어서 빨리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며 살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추진하면서 박 국장이 그랬다.

직할시급 거대 도시의 도시계획국장은 바쁘다.

많은 시민의 재산권이 달려있고, 민원인들은 빠른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쉽지 않은 민원이 많은 부서이다.

그렇다고 해도 도시계획국장은 도시행정과 함께 도시계획의 소명이 있다.

도시계획은 도시의 미래와 시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막중한 일이다.

박 국장의 일상은 아침부터 오후 7시까지는 일반적으로 시청의 국장이 해야 할 일을 한다. 각종 회의와 민원인과의 면담, 결재 등 도시행정이다.

그러나 일과가 끝나도 갈 수가 없다.

박 국장은 일과 후 저녁 식사를 하고 다시 국장실로 돌아와 홀로 책상 앞에 앉아 본격적인 도시계획가로서의 업무를 시작한다.

어떤 날은 자정 무렵까지, 때로는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한다.

시의 미래와 시민의 삶의 질을 위한 도시계획 전문가이자 도시의 경영자로서의 역할이다.

도시계획국장으로 부임한 이후 한결같은 일상이다.


추운 겨울밤 자정 무렵 시청사를 나서는 박 국장의 얼굴에는 매서운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홍조가 서려 있다. 가슴을 가득 채우는 시정 수행의 만족과 보람, 그리고 손수 그리는 도시의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솟아나는 설렘과 공명하는 대기의 웅혼함을 온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서야 허여 된 짧은 밤, 짧은 숙면 후 손수 운전하는 출근길은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잠이 부족한 탓에 신호등마다 졸다가 신호를 놓치고 뒤차들의 원성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피곤에 절은 몸이지만 아침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며 잠자리에 들곤 했다. 그리고 정주영 회장의 그 마음을 절절히 공감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추진하던 20여 년, 돌이켜 보면 가장 행복했던 나날이었다고 회상한다.

기실 1985년 안찬희 시장으로부터 인천직할시 도시계획과장으로 발탁되어 경남도청에서 인천시청으로 온 때부터 박 국장의 고민과 모색은 계속되었다.

전문가의 눈으로 확인한 인천은 겉보기와는 달리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 이대로라면 인천은 길게 잡아도 20년을 넘기지 못하고 1950년대 이후 미국의 디트로이트시가 걸었던 도시 쇠락과 슬럼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인천을 살리고자 고군분투의 길에 들어섰던 것.


그런데 고민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쇠퇴가 도시 몰락의 원인이 되었던 디트로이트와는 달리 인천은 불행하게도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이 정부정책의 최상위에 있는 “수도권 억제정책”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해결방안이 없음을 의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것을 타개할 책임이 도시경영 책임자인 시장과 도시계획국장에게 있음과, 인천은 입지상 그렇게 버려서는 안 되는 국가적 중요자원이라는 전문가로서의 애착이 밤을 새우지 않을 수 없게 한 것이었다고 회상한다.

이제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위치인 도시계획국장이 된 지금 도시계획과장 이후 1년여 자료를 모으고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했던 과정을 매듭짓고 실행에 나설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일명 ‘포스트 홍콩 전략’으로 명명한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중심도시”정책과 이를 구현할 『송도정보화신도시』,『영종신공항』,『영종 용유 국제해상관광단지』 프로젝트를 완성한 후 박배근 시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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