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아파트, 절망적입니다

by hansongey

봄이 지날 즈음,

아파트 상승세가 심상치 않았다.


남편 피셜에 따르면

우리는 내가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다던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집 한 채"가 없었다.


하루 멀다 하고 아파트 가격은 오르고

하루 멀다 하고 이자율 상승은 올랐다


이대로 있을 수 없었다


청약하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청약은 곧 로또다 라는 공식이 만연했고

신혼부부지만 아이가 1명이라 청약이 힘든 상황이라는 건 누가 봐도 뻔했으니까.


남편은 청약 공부에 들어갔다

그리고 6월,

경기도 끝자락의 한 아파트에 청약을 넣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8월,

우리는 예비 7번이라는 번호를 문자로 받게 되었다.


좋았다. 반면 불안했다.


7번이라는 이름표를 가지고

청약의 부푼 꿈을 안고, 예비 당첨자 날짜에 나는 혼자 새벽길에 올랐다.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6시에 출발했을까.

혹여나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하면 패스한다는 카페 글을 보고

차가 밀릴 걸 대비해 쉬지도 않고, 열심히 두 시간 반을 달렸다.


8시 반에 도착했지만 결국 열 시부터 추첨은 시작되었다.


예비 7번, 올라오세요


나는 결국 청약에 성공했다.


또 한 번 좋았다. 반면 불안했다.


분양가는 5억 후반 대였다.

사실 새 아파트치고 높은 분양가는 아니었지만. 계약비, 옵션비 등을 합치면 6억이 훌쩍 넘었다.

나에겐, 우리에겐 큰돈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심지어, "에이~ 84평이 그 정도면 거저 아냐?"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계속 든 생각은

그 아파트 한 채는 서울이 아닌, 서울 근교도 아닌, 경기도의 끝이라는 게 맴돌았다.


걱정에 휩싸인 남편은 청약 당첨이라는 단어로 나를 설득했다.

나 역시 계속해서 긍정적 회로를 돌렸다.

"청약이잖아. 한 번도 되기 어렵다는"

"나중엔 더 오르겠지? 지금도 오르니까"

"아직 아기가 어리니까 살면 되지"


하지만 긍정 회로는 얼마 가지 못했다


부동산 하락이 시작된 것.


무엇보다 경기도로 직장을 알아보고 있던 나는 서울(청약아파트에서 왕복 4시간 반)에 자리를 잡게 되어버렸다.

내 걱정을 안심시키고 설득시켰던 남편도 얼굴에 그늘이 졌다.


큰일이네
어떡하지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못한 건 사실이다.


성급한 내 결정이 나중에 어떤 후폭풍이 될지 겁이 난다.


생에 첫 청약, 생에 첫 아파트, 내 집, 첫 집이 이렇게 불안함을 가져올 거라 상상하지 못해서일까.

청약에 대한 공부도, 부동산에 대한 감도 무지해서라고 생각되며 후회만 가득한 지금


마냥 청약 당첨이라는 단어에서 웃지 못하는 2022년 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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