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은 없지만 언젠가 종료될 때까지 누려야 할 싱글의 무한 특권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다.
이를테면 한밤중에 사랑하는 남자가 다녀간 화장실의 양변기 뚜껑을 아침마다 손으로 내릴 필요가 없다.
혼자 사는 삶에서는,
어디 그뿐인겠는가, 결혼은 마치 인생에서 거쳐야 할 인간 수련 시간처럼 장기 연애에도 깨닫지 못했던 관계의 맵을 새롭게 쓰게 한다.
그것도 게임에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정신과 육체를 바짝 밀착시켜서 말이다.
게다가 타임아웃도 없다.
혼자 살던 사람이 누군과와 함께 사는 일에는 불편함이 따른다.
오죽하면 부부가 함께 이불을 덮고자는 행동이 수면을 방해해 수명을 짧게한다는 보고까지 있을까.
'사랑'의 결실에 따르는 희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런 남녀관계라는 관점을 떠나서, 당신이 아직 싱글인 것은 요즘같은 시절엔 아주 다행일지도 모른다.
결혼할 인연을 만나지 못한 운명적 이유 외에 경제적인 이유까지 생겼으니까.
빨리 결혼해 부부가 되어 돈을 모으라고 충고했던 때는 과거다. 두 사람이 만나면 비싼 집값때문에 곧바로 푸어족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때다.
88만원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것과 젋은 20~30대 싱글 남녀들이 결혼과 출산을 못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같다.
연봉은 오르지 않는데, 해마다 물가는 꾸준히 오른다. 혼자인 사람의 지갑을 열기 쉽다는 이유로 싱글제품들은 갈수록 고급화되고, 덕분에 눈도 입맛도 취향도 점점 고급스러워진다. 윤기 흐르는 골드미스 라이프를 포기할 수 없어서 싱글의 유효기간을 늘리기도 한다.
자신만을 위한 투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스스로 자유와 구속을 적절히 조절하며 사는 삶.
기약은 없지만 언젠가 종료될 때까지 누려야 할 싱글의 무한 특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