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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성산포구

빈 포구에는 날마다 그리운 사람들이 빠지고 있었다

by 전진식

그리운 성산포구

전진식

왜 그런지를 모르겠다

성산포구로 가는 사람마다

갯바위에 걸친 달빛을

억지로 바다에 끌어내리고 있다는 거


참 웃기게도

일출봉 꼭대기에서 달을 보며 울부짖는 늑대 한 마리를

아무도 보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나는 취했고

바다는 나보다도 더 취했고

여자가 바다에 빠졌고

나는 바다를 건져 올렸고

술이 좋은지ㅡ

여자가 좋은지

반쯤 남은 소줏병도 파도 소리에 취했고


빈 포구에는

밤마다 그리운 사람들이 바다로 빠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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