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타를 켠다면 나는 가을을 태울것이다
가을 타기
전 진 식
태울 것이 없으면
라이터를 켜지 마라
멀리 가로등 불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외로워했고
지폐 몇 장을 만지작거리며
포장마차 주변을 기웃거리는 것도
가을이 깊어진다고 이유를 두었다
누군가 부를 이름도 없이
달은
혼자 덩그랗게 떠 있고
나목(裸木)이 되어
홍시 한 개가 매달려 있는 감나무에는
까치도 오지 않았다
만약
라이터를 켠다면
나는 가을을 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