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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없는감성 Mar 10. 2022

#4. 그래서 제주로간다.

모든것을 버리지 않고 가고싶다.


그래서 제주로간다.

제주도가면 모든것을 버리고 간다고 말들을 한다. "진짜 가진것 다 버리고 제주로 갈꺼야?" 나는 이런 질문이 이상하다. 내가 버리는것은 언젠가 그만둘 직장 하나일뿐이다. 그런데 왜 다들 다 버리고 여기를 어떻게 떠나? 라고 한다. 도시에 있어봤자 내가 다닐 직장 하나 없겠냐만은 앞으로의 제2의 인생을 가지고 싶어서 (도전? 그냥 삶이라고 해야겠다.)  그리고 뭐 먹고살지를 계속 물어본다. 뭐먹고 살지 말해주면 따라올거냐? 내가 가서 살아야 당신들이 오겠다는 용기가 생기는것인가? 이것또한 이상하지... 하루하루 날짜를 세고 있자니 지금 다니는 회사의 일들이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어찌보면 마음이 붕 뜬 상태에서 당연한 결과일거같다. 비행기를 타고야 가는 섬나라를 무작정 간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기분이 아리송송하다. 꿀발라놓은 직장도 없고 집도 없다. 난 그래서 제주로 간다. 제주도에는 바다도 있고 산도있고 외국도 아니니 말도 통한다. 물론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의 제주 사투리는 알아듣기는 힘들다. 





나도 사람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걱정이 많이 된다. 예전 15년 - 16년 까지  모든것을 버리고 제주에 살았었다. 아무것도 가진것도 없고 열정만 있던 30대 중반 나는 매일반복되는 철야에 지쳐갈때즈음 제주로 향했다. 모든짐을 차에 싣고 완도로 갔지만 배가 결항되서 이틀이나 차에서 먹고자고 했었다. 운좋게 연세 300으로 폐가를 소개받아 고치고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했다. 그때만해도 별로 없었던 시골집 게하였는데, 손수하나하나 고쳐가며 공사를 했었다. 고맙게도 사람들이 절로 찾아왔다. 그리고 티비에도 두번 나가며 승승장부하고 있었는데 거의 1천명의 사람들과 술을먹다보니 이게 뭔가 싶더라.... 그래서 다 놔두고 도망치듯 서울로 왔다. 그리고 대인기피증을 얻어 집에만 틀어박혀 살았다. 6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제주를 그리워 하다가 이제 너무 많이 변한 제주로 다시 가보려고 한다. 젊은 그때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거를 감싸는 열정이 있었고 즐거웠다. 이제 집팔아 제주가서 뭐라도 해보려고 하니 막막하다.  그래도 나는 간다. 막지마라!

그래도 이제 나를 갉아먹는 그런 일은 안하고싶다.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며 건강한 제주생활을 하고싶다.


<열정을 갈아 넣은 집은 그래도 꽤 유명했다.>




인생2모작

인생의 반을 살았다. 이제 다시 새로운 삶을 꿈꾸며 은퇴가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말을 해야할거같다.

40대가 넘으면서 책임감의 중압감을 또다시 벗어버리고 싶은것이 아닌지 이런저런생각이 들지만 그냥 그건 가슴 한켠에 뭍어두기로 했다. 내인생은 내가 만들어가고 그인생을 동경하던 손가락질 하건 내 인생에 그닥 중요한 부분은 아닌거같다. 미니멀리스트가 꿈인 맥시멀리스트는 이렇게 제일 중요한 마음이라는것을 내려놓으려 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뿌듯하다. 쓸데없는 소비로 채워지는 나의 공간은 의미 있는 것들로 채워지기를 바라면서 수동적인 삶에서 다시한번 능동적인 삶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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