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스포입니다.
더이상 미룰 수 없다 나의 리뷰!!
소개글을 올리고 시간이 한참 또 훌쩍 지나갔네요,, 다들 즐거운 연휴 보내고 계신지요.
조금씩 써둔 리뷰들은 있지만 첫 게시글을 너무 고심한 나머지 줄거리를 너무 장황하게 적어서 올려도 될까 고민하다가 그대로 묵혀버렸답니다.(원래는 2025년 1월 1일에 본 서브스턴스를 올리려고 했어요 ㅋㅋ) 그래서 오히려 간단하게 후루룩 적어본 최근 영화 리뷰부터 얼른 올려버리기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히 하는게 중요한거겠지요? 그럼 잔말말고 시작하겠습니다.
너무 기대했던 박정민씨가 출연하는 <얼굴>.
기대가 컸던 탓일까 실망도 조금 컸다..
초반에 호기심을 유발하며 흥미진진하게 긴장감을 만들었던 것과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좀 답답하고 지루했다. 이미 궁금한 내용 다 나왔고 반전도 없을 거 같은데 계속 늘어져서 답답함에 피로가 쌓이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 스토리 상 한 인물의 얼굴이 의도적으로 계속 안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게 후반으로 갈수록 카메라 무빙(얼굴을 제외한 상반신에 줌인해서 인물의 머뭇거리는 손에 포커싱)과 합쳐져서 보기에 좀 답답했다. 거기에 더불어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공감되는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다.
주요 인물로는 기자, 아버지, 어머니, 아들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기자, 오로지 자신의 기사거리를 위해 취재를 계속 이어왔으면서 남을 위해주는 척 위선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그런데 이런 위선적인 태도로 박정민씨네 가족을 대해왔으면서 후반 장면에서는 아들에게 아버지의 좋지 않은 면모를 답습하는 것이 닮았다며 일침을 날린다. '이게 당신이 할 소린가...'가 절로 나온다. 뭐 충고나 한마디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라는 것 같았다.
두번째는 아버지. 뭐 말도 안되는 소리로 자기 합리화를 시전한다. 약자의 위치에서 사람들에게 비웃음 당하고 무시당해왔던 모습에 관객들은 함께 분노하고 억울함을 느꼈을 수 있다. 그게 살인으로 표출되는 것도 영화적 표현으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 분노를 표출하는 대상이 또 약자인 아내가 되는게 '응...?'스러웠다. 물론 스토리 맥락 상 아내가 일을 키우고 자신을 놀리는데 가담했다고 생각해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그 과정이나 캐릭터의 성격이 너무 피해의식에서 나온 행동이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건 좀...'하고 아버지 인물에 공감하기 어려웠을거다.
주인공인 아들도 처음에는 몰입되다가도 뭔가 나서서 행동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스탠스를 유지해서 그냥 스토리를 따라가기 위해 빌린 눈 같았다. 다 의도적인 설정이겠지만 결론적으로 공감을 일으키고 몰입할 수 있는 인물이 없어서 후반에서는 몰입도가 떨어졌다.
영화의 메세지는 '남에게 비춰지는 모습에 집착하는 태도를 비판함'으로 생각해 봤다.
그렇게 생각한 요소들을 설명해보겠다.
일단 아버지, 아른다운 외모를 가졌던 아내가 실은 그렇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괴물'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자신이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는 생각에 옛날, 자신을 위해서 주먹밥을 싸주고 즐겁게 대화하던 행복한 기억을 싸그리 잊고 아내를 살해한다. 자신을 놀리는 사람들이 아닌 아내를 향해 분노를 표출한 것도 그의 자격지심과 찌질함을 보여준다. 그는 눈이 안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마음씨보다 오히려 보지도 못하는 외모에 집착하는 아이러니를 가진다.
그리고 아들. 마지막에 아버지의 진실을 알고서도 사람들에게 이 진실이 알려지면 돌아올 비난과 무너질 명성이 두려워 진실을 담은 영상의 부분을 삭제한 채 다큐멘터리 기자에게 전한다. 기자가 아버지와 닮았다고 일침을 놓는데 그게 이 아버지의 외부의 시선을 따르는 태도를 닮았다고 하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인 '얼굴'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가장 중요한 주제가 어머니의 '얼굴'이다. 결말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어머니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으며 스토리 역시 어머니의 못생긴 얼굴 위주로 풀려간다. 그리고 박정민씨의 1인 2역이었던 아버지와 아들 역할에서도 '얼굴'의 의미를 풀어볼 수 있다. 작중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똑닮아 있는 얼굴이다. 처음에는 외적인 '얼굴'에서만 동일했지만 후반에서는 얼굴뿐만 아니라 태도 역시 닮아 있었다라는 메세지를 담는 역할도 하지 않았나 싶다.
어머니는 영화 내에서 다른 인물들과 계속 상반되는 인물이다. 일단 모두가 보여주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으며 평범한 다른 인물들의 외모와 달리 굉장히 '못생겼다'고 강조된다. 그리고 앞서 미련할 정도로 착하다라 표현했지만 가장 강인한 인물이다. 주요 인물들을 포함해서 과거 공장에서 일했던 사람들까지 모두가 외부의 시선에 나서지 않고 타협하며 살았던 것과 달리 가장 외부의 시선과 맞선 인물이다.
'외부의 시선'에 대해 하나 더 말해보자면 기자의 카메라 렌즈도 동일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중에 등장하는 기자의 숨겨진 '카메라 렌즈'를 처음에는 몰래 취재하려는 기자의 행동으로만 연결지어서 생각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아들이 내게는 너무 당연했다. 나의 가족사를 자신의 대박 취재감으로만 생각하는데 기분 나쁜게 당연하다. 그런데 결말 부분에서 아버지의 진실을 덮자고 결정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카메라 렌즈'가 사람들이 그의 가족사를 들여다 보는 '외부의 시선' 역할을 했다고 해석했다.
또 좋았던 연출은 처음 시작할 때 박정민(아들)의 뒤통수에 '얼굴' 글자로 시작하고는 끝날 때는 어머니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며 마무리되는 구도가 좋았다. 외부의 시선에 굴복한 자는 얼굴을 보이지 않았고 당당히 맞선 이의 얼굴은 보여주는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좋은 메세지와 요소들이 잘 들어갔지만 영화를 보는 중에는 개인적으로 스토리가 그렇게 흥미롭지는 않아서 살짝 실망했다. 개인적인 영화 감상을 적은 후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어봤는데 이럴수가! 대다수가 호평의 리뷰들이었다. 역시 사람들의 의견은 다양하고 나의 리뷰도 개인적인 견해일 뿐...
내가 부정적인 의견을 낸 건 나의 영화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그래도 영화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니 다들 느꼈던 바를 개인마다 생각하고 나눴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