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요즘 AI가 난리잖아요"
라고 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인공지능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AI 를 사용하지 않고 일하는게 상상이 잘 안된다. 어쩐지 올해는 더 큰 격변이 일어날 것 같다.
거의 모든 걸 대체할 수 있는 지금, 나는 왜 글쓰기를 손에서 놓지 못할까.
매일 매일 쓰는 꾸준한 롸이터(writer)라고는 못하겠지만 제법 느슨하고 길게 꾸준하다. 손으로 쓰는 일기까지 치면 20대 초반이 뭐냐,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쓰는 곳은 꽤나 산발적인데, 아이폰 메모장부터 시작해서 네이버 비공개 카테고리, 5년짜리 한줄 다이어리 등등 아주 다양하다.
이렇게 꽤 긴 시간동안 글을 쓰면서 '글쓰기는 나의 일부니까 써야돼' 라는 의무감을 가지고 썼냐 하면 그건 아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글로 소화하는 작업을 주기적으로 해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지 않은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할 때도 있다. 그럴 때 글을 쓰면 마법같이 차분해지고 때로는 눈물이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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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글도 ai 가 5분이면 써준다던데. 어디선가 글쓰기만큼은 ai로 대신하지 말라는 글을 봤다. 그리고 또 어디서는 하루에 1시간 정도는 시간을 들여서 꼭 글을 쓰라는 영상도 봤다. 실제로 gpt한테 내가 좋아하는 주제와 관련해서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30일 글쓰기 주제를 30개 달라고 해서 쓴 적도 있다. 꽤 재미있었다. 손가락이 귀찮거나 너무 길어질 것 같을 때는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했다.
솔직히..
단편적으로 글쓰기는 ai 시대에 꽤 비효율적인 행동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글이 아닌 이상 글에는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고, 만약 콘텐츠라면 기획이 있어야 하니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고(브런치는 그래도 기획이 들어간 글을 써야 할 것 같은데, 내 글은 기획이 없다 미안하다). 초안을 쓰고 수정하는 시간만 해도 두뇌가 쓰는 에너지와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을 쓴다. 그리고 글쓰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글을 쓰고 싶은 욕구, 글을 쓰는 행위가 인공지능이 보편화되는 시대에 나를 잃고 싶지 않은 발버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뇌와 사고력은 쓰지 않으면 퇴화하기 마련인데, 모든 것이 쉬워진 세상에서 계속해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내가 사라지는 것 같으니까.
사라지고 싶지 않다. 존재하고 싶다. 나로 말이다!
도구가 많아진 세상에서 내가 나로 선명하게 존재하면 그건 얼마나 멋진 일일까?